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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일본학회의 쇠망과 한일 양국의 전망

by 초야잠필 2024.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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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까지도 일본의 학계 위세는 대단했다. 

이것은 고고학도 그럴 것이다. 

일본학회의 위세가 미국, 유럽의 학회들을 위협할 수준이라.

그 당시 일본학회 다녀오는 것은 미국 유럽 학회 못지 않게 많은 것을 배워올 수 있었던 시기다. 

최근에는 일본학회는 전반적으로 
미국, 유럽과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학회가 양적, 질적으로 크게 퇴보해 있다. 

요즘도 필자는 일본학회를 가긴 하는데,

대단한 것을 배우려고 가는 건 사실 아니다. 

현지의 학자들과 교류의 측면이 더 많다. 

각설하고-. 

필자가 보기에 일본학회가 빠르게 퇴락한 데는 

그 나라의 이른바 잃어버린 몇십 년으로 대표되는 장기적인 불황 탓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이 기간 동안 개별 국가 학회로 나뉘어 있던 유럽의 학회들이
하나로 합쳐져 유럽학회로 거듭났다는 것, 

이것이 가장 크다. 

유럽고고학회는 1994년에 처음 생겼는데, 

이후 유럽 전체의 고고학회가 하나로 묶이면서 

비로소 미국에 대항할 만한 거대 학회가 만들어졌고, 

유럽 고고학계의 질적 제고가 이루어졌다.


위 표를 보면 알겠지만, 2005년까지도 400편 정도였던 발표 논문 수가 

코로나 와중인 2021년에도 무려 2283편에 달하고, 

세션수는 59개에서 235개로 급증한 것이다. 

필자는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학회는 규모가 너무 작다. 

동아시아 학회-. 특히 일본학회도 유럽의 거대학회에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현재 세계학회는 규모가 되는 2개 학회, 미국학회와 유럽학회가 양분하고 있고, 

필자의 생각이지만, 

중국학회가 여기에 버금가는 규모로 국제무대에 등단할 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의 선택은 그렇다면 무엇일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개별 국가 학회만으로 존립이 어렵다면, 

남은 선택은 하나 밖에 없을 것이다. 

유럽인구가 현재 4억 5천이다. 

미국인구가 현재 3억 3천이다. 

일본인구가 1억 2천, 

한국인구가 5천이다. 

한국과 일본은 민족 감정상 유럽처럼 학회를 합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양국의 학회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기에 양국을 번갈아가며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시장을 키워나가지 않으면, 
앞으로 더더욱 승산이 없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학회를 하게 되면 1억 7천의 학회가 만들어지는 셈인데, 

그래도 유럽 미국보다 작기는 하지만, 

뭔가 다른 양적 질적 전환의 첫발을 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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