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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변질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남들을 염두에 두기 시작하는 그때다. 일기가 그렇다.
나를 위한 일기가 아니라, 남들을 위한 일기, 곧 출간·공간, 혹은 후세를 염두에 두는 순간, 그 성격은 변질하기 시작해 독자가 나가 아니라 남들이 된다.
그 시점이 가장 위험해 이후 글은 조작이다. 후세 혹은 독자에 구속되는 까닭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보면, 이는 검열이다.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는 글. 그 주제를 기사로 가져간다면, 그때부터 무수한 검열이 일어난다.
무차별적인 자기 검열이 가해지고, 그런 무수한 검열을 통과한 글은 다시 다른 사람의 검열을 거치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서술인칭도 변화해서, 나가 그가 된다.
이른바 객관화를 가장한 조작이 일어난다.
(2017.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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