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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

장미와 대나무

by taeshik.kim 2023.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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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별 희한한 조합도 다 있다 싶지만, 그림으로 옮겨놓으니 제법 아취가 그럴싸하다.

계유년, 곧 1933년 어느 봄날 무호無號 이한복李漢福(1897-1944)의 붓끝이 이 둘을 만나게 하였다.

채색이 들어갔다고 무조건 화려한 그림이 되지도 않고 먹만 썼다고 무조건 담담한 그림이 되지도 않는다.

채색을 써도 얼마든지 이처럼 맑고 담담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법이다.

시대가 시대였으니만큼 일본의 영향을 짙게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무호라는 작가 자신의 역량이 받쳐주지 못하였던들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 Editor's Note ***

저 이한복은 호를 호가 없다 해서 無號라 쓴 대목이 이채롭다.

그런 까닭에 무호는 자호自號일 것으로 본다.

덧붙여 전통 수묵화로 그렸을 법한 데다가 채색을 씌우고 더구나 장미까지 피웠으니 세상이 바뀌었다는 징조 아니겠는가?

조선왕조가 좀 더 지속되었더래면 종묘제례악에 피아노 바이올린 등장하고 조수미가 노랠 불렀으리라는 내 예언은 불행하게도 조선 왕조가 일찍 망하는 바람에 내 용한 참위설은 요참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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