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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개설 만쉐!>
1924년 5월 2일, 칙령 103호로 <경성제국대학관제>가 반포 시행되며 '경성제국대학京城帝國大學'이 개교했다. 1924년 5월 9일 경성제국대학 예과豫科 제1회 신입생 선서식이 거행되고, 이튿날 경성제국대학 예과 제1회 입학식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다음날인 12일 최초의 수업 시작, 곧 개강開講이 있었다.
그 다음날인 13일, 서울의 일본인 신문 <경성일보>에서는 1면의 거의 2/3을 할애해 경성제국대학 개설을 축하하는 광고를 실었다. 그런데 그 광고들을 보아하니 이들이 왜 대학 개설을 축하했는지 짐작이 간다.
남산 자락 혼마찌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서점은 "우와! 대학이 생겼으니 이제 대학 교재 수요가 생기렸다. 그리고 소설 같은 것도 좀 팔리겠지, 기왕이면 우리 가게에서 사가게 하자"겠고,
구두 가게와 모자 가게야 "크으! 저 모던뽀이들이 고무신 신고 갓 쓰고 다니겠나? 대학생 체면이 있으니 가죽구두에 학생모자 사야겠지! 기왕이면 우리 가게에서 사가게 하자"일 테다.
장래의 고객들을 위해 광고비 좀 팍팍 써서 홍보를 해둬야 저들이 올 게 아닌가 말이다.
그때 그시절 경성제국대학 입학생 8할은 일본인이었고, 조선 사람이더라도 대학에 들어올 정도면 일부러라도 일본 신문을 찾아 읽었을 터이다.
저 광고주 양반들은 대학 개설 소식에 손바닥 비비며 흐흐흐 웃었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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