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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종법질서의 이상과 실제, 빌빌 싸는 큰아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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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명문가 장남 과거 급제율, 아우보다 낮아" | 연합뉴스

"조선 후기 명문가 장남 과거 급제율, 아우보다 낮아", 박상현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20-04-19 08:00)

www.yna.co.kr

 

조선시대 27 임금 중 적장자는 실제 얼마 되지 않는다. 가뭄에 콩나듯 한다. 이성계야 창업주니 예외로 치고, 2대 정종, 3대 태종 모조리 적자이기는 해도 장자는 아니며, 세종은 아다시피 셋째아들이라, 그 첫 적장자 문종은 비실비실하다 일찍 가버렸고, 그 적장자 단종은 내쫓겼으니, 몇명 되지도 아니한다. 

 

흔히 종법질서 종법질서 하거니와, 이 종법질서란 결국 종가에 의한 정처 소생 적자 중 장자에 의한 계승을 합리와 적법으로 표방하거니와, 종가와 적장자 두 이 두 가지가 그것을 뒷받침하는 핵심이라, 이런 가족주의가 국가로 확대한 전형이 주대 봉건제다. 

 

나뭇가지모양 족보

 

이 주대 봉건제는 적장자로 이어지는 종가를 주축 중심에 놓았으니 이것이 바로 주 왕실이라, 기타 전국을 갈기갈리 찢어 황제의 형제와 아들을 분봉하거니와, 산동지역 제나라에 분봉한 태공망처럼 일부 이성 제후가 있기는 했지만, 아무튼 원리는 이랬으니, 다만 조심할 것은 그것은 법과 원리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이 현실로 적용될 적에는 적지 않은 문제를 노출했으니, 바로 이에서 변형 베리에이션 variation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적장자가 반드시 동생이나 아버지보다 오래 살아남으라는 법도 없거니와, 무엇보다 덜 떨어진 놈도 있기 마련이라, 이 두 가지 때문에 무수한 베리에이션이 생기기 마련이다. 한데 이 문제는 거의 필연적으로 그 원리를 고수하고자 하는 쪽에서의 격렬한 반발을 부르는 법이니, 피비린내는 이에서 말미암는다. 

 

설혹 그런 베리에이션이 어느 정도 합의를 받았다 해도, 이 문제는 내내 골치를 썩이게 되니, 인조의 둘째아들로 적장자 소현세자가 비명횡사하면서 그 대타로 대권을 거머쥔 효종을 둘러싼 전쟁은 이 문제가 얼마나 골치아픈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하겠다. 이 복제 논쟁은 효종 자신의 죽음이 아니라, 그 어미에 해당하는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진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생각만큼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족보

 

저 종법질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제1 조건은 말할 것도 없이 그 합법적 계승자인 적장자의 1, 무탈장수 2, 형제들에 대한 상대적 명민함 이 두 가지겠지만, 역사가 그리만 흘러가는가? 우리 집안에서만 해도 장가 두 번 간 선친은 나를 기준으로 해서는 큰어머니한테는 1남1녀, 내 생모한테서는 2남2녀를 두었거니와, 그에서 나는 적자이기는 해도 차자지만, 형님이 빌빌 싸다 일찍 가는 바람에 내가 장자가 계승했지만, 장조카가 있어 문제가 좀 골이 아프다. 

 

실제 역사를 봐도 적장자는 나가 떨어지는 일이 많다. 그리하여 그 아래 동생들이 더 출세하는 일이 부지기에 이르는데, 삼성그룹만 봐도 이건희 회장은 삼남인가, 사남인가 그럴 것이며, 그가 치열한 형제전쟁을 거쳐 대권을 마침내 거머쥐었거니와, 이 삼성가 그룹에서 그렇다만 이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었는가?

 

제사가 문제인데, 제사를 이건희 독자인 이재용이 주관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은 그런 듯한데, 이 문제가 얼마나 복잡하겠는가? 이건희 회장 형님들 아들들이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참말로 골치아픈 문제가 아닐까 한다. 

 

족보

경험치로 보면 조선시대 역시 왕들이 저랬고, 실제 날고 긴다는 사대부가를 봐도 적장자는 비실비실해서 차자 이하 아들들이 출세한 일이 더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중 하나가 적장자는 스트레스 너무 많다. 너가 잘해야 가문이 보전된다는 그런 유무언의 압박, 이 압박에 적장자는 나가 떨어지고 만다. 

 

그리하여 그런 압박에서 상대로 자유로운 처지에 있는 차자 이하, 특히 막내 계통이 출세하는 일이 그리 많거니와, 막내라 해서 부모나 할배 할매한테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용돈도 두둑히 받고, 무엇보다 개망나니로 커는 일이 많은데 이 개망나니성은 두 가지로 작동한다. 첫째, 감옥 둘째 출세...그래서 막내는 실패하거나 성공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런 경험치가 실제 연구에서도 뒷받침되나 보다. 

 

족보

 

19∼20세기 편찬된 4개 가문 족보를 통해 출생 순위에 따른 과거 급제 확률과 나이를 살폈더니 장자보다는 그 아래 동생들이 더 많이 출세했더라는 것이다. 분석대상으로 삼은 족보는 안동김씨세보, 연안이씨 관동파보, 진보이씨 세보, 반남박씨 세보라는데 그런 결과치가 도출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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