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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의 산증인 임종태 선생과 최순임 여사를 추모하며(by 이한용)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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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임여사를 추모하며.

언제나 전곡할머니, 임반장님댁 할머니로 불리셨던 최순임 여사가 95세를 일기로 소천하셨다.


고 최순임 할머니



어제밤 문상을 하고 아침 페북에 몇 가지 소회를 적으려고 뒤져본 사무실 컴퓨터 사진첩에서는 [2006 축제 전곡할머니]라는 파일명으로 이 흐릿한 사진 한 장이 찾아진다. 이 사진처럼 할머니는 언제나 흐릿한 존재였을지도 모르겠다.

최순임 여사, 일명 전곡할머니는 전곡리유적의 발굴현장 인부 반장님이셨던 임종태 어르신의 부인이시다.

임종태 반장님은 전곡리유적의 초창기 발굴부터 참여하셨고 유적현장에 조그만 전시관이 있을 때 수십 개 열쇠뭉치를 들고 다니시면서 전곡리유적을 지키신 분으로 유명하다.


고 임종태 반장



지금도 전곡선사박물관 상설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분인데 최순임 여사는 언제나 임 반장님을 야단치시던 분이다 ^^.  

아침에 연주(할머니 딸) 전화번호가 찍히는 순간 ~ 아 하고 직감이 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문병도 제대로 못가는 시절이 야속한 순간이었다.

 

저녁 시간은 한참 지난때라 물한잔 정도만 마시고 내일 다시 온다고 일어 서는데 연주가 굳이 밥상을 내오면서 "오빠 ~ 이거 엄마가 차려주시는 거야" 라고 한다. 그래서 육개장에 밥 반공기를 뚝딱 먹었다.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오늘날 전곡에는 번듯한 박물관도 생기고 수십 만명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전곡리 축제가 자리 잡았다. 많은 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1993년 전곡리유적전시관을 개관하던날 모인 손님들을 그냥 보내면 안된다고 가마솥을 걸어 국수를 삶아 먹이셨던 할머니의 정성과 큰 손도 많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고 임종태 반장



전곡리유적의 발굴에 참여하면서, 전곡리 축제를 진행하면서 할머니에게 밥을 얻어 먹었던 많은 사람에게 전곡할머니는 오래 오래 기억될 것이다. 늘 야단 치시면서도 살뜰히 살피셨던 임반장님과는 오랜만에 다시 만나시게 되었다.  

임반장님은 오랜만에 야단 맞으셔서 기분이 좋으실것 같다. 그곳에서 두 분 함께 행복하시길 ~~~

 

***

 

고인과 친분이 많았던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 조금 전 페이스북 포스팅이다. 임종태 반장은 내가 언젠가 한국문화재현장 주변 인물, 그러니깐 이렇다 할 흔적을 남기지 못했으나, 지울 수 없는 이름들을 정리할 적에 한 번은 내가 정리하리라 해서 이 관장한테 관련 서류 뭉치까지 받아놓고서는 변변찮은 글 하나 탈초하지 못한 상태다. 

 

나는 연이 닿지 아니한 인물이나, 추모한다. 

 

한국고고학이 대서특필해야 할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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