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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전시과와 과전법 체제는 의제적 제도

by 초야잠필 2023.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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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시과와 과전법 체제는 국가권력에 의해 토지제도를 위에서부터 정비해 내려간 그런 제도가 아니다. 

그게 아니고 원래 있는 토지제도를 하늘아래 왕토가 아닌 것이 없다는 사상에 따라

이건 이걸로 하자, 저건 저걸로 하자 하여 의제적으로 법제화한 
그런 제도란 말이다. 

따라서 이 제도가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전국의 토지제도를 일거에 뒤바꾼 그런 강력한 토지제도였다고 생각하는거-.

그거 자체가 오산이다.

어떻게 아는가? 

한국의 고대왕권, 중세왕권하에 성립된 왕성의 모습을 보면 안다. 

우리나라는 유사이래 조방제가 강력하게 관철되어 있던 마을 다 밀어내고 반듯하게 성립한 왕성이 만들어졌던 적이 없다. 

그렇게 구불 구불한 우리나라 왕성의 모습은 결국

기존의 토지소유 관계를 완전히 밀어 내고 

소위 말하는 반전수수, 국가가 토지를 받았다가 다시 나눠주고 했다는 

중국과 일본식 반전수수는 여기 성립했던 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사에서는 전시과와 과전법이라는 의제적 토지제도 아래 도도히 흘러가던 실제 모습을 간취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

이를 간과하고 전시과와 과전법 제도라는 것을 무슨 중국이나 일본식 반전수수제도처럼 강력한 것으로 믿고 

그걸 가지고 한국경제사를 논하다가는 조선시대까지도 토지의 사적 소유 없이 공전만 가득한 나라가 될 것이다.

군인전을 보자. 

대대로 세습되는 9만평의 땅. 

그것이 과연 국가가 군인이라는 직역을 댓가로 내준 땅일까? 

그게 아니라 그 땅은 원래 그 군인땅이다. 

그 군인 집안은 그 땅 지키려고 후삼국시대에는 호족 밑에서도 뛰어 보고 

조선전기에는 2군6위에 들어가 거란군하고도 싸우고 했던 것이지, 

그게 무슨 강력한 왕권하에 만들어진 토지제도하에 군인으로 근무한다는 조건으로 국가에서 받은 땅이 아니라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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