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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재일기를 보면, 책 만드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묵재도 미암만큼이나 책 욕심이 많았는지
틈만 나면 종이 사모으고, 관에 종이를 보내서 무슨 무슨 책 인출해 달라고 부탁하는 게 일인데,
그렇게 부탁받은 목판이 관에 있으면 그걸 찍어서 인출한 종이 그대로 보내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인출한 종이를 받은 묵재는 자기 비용으로 그 책을 묶어 제본하고 표지에 제목을 폼나게 써서 마무리한다.
재미있는 것은 묵재는 나름 명필이었는지
그에게 자기들이 꾸민 책 제목을 표지에 써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는 점이다.
조선시대 책 표지 글씨는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나름 명필 소리 듣는 사람들이 어렵게 구한 책 표지 제목을 적어주는 일이 폼나지 않겠는가?
우리가 그런 것처럼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도 그랬고,
그래서 명필에게 책을 보내 표지에 글씨 좀 써 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부탁받은 묵재는 표지에 나름 공들여 제목을 써서 다시 보냈으니,
물론 세상에 공짜가 없으니 부탁한 이로부터 뭐라도 받았을 것인데,
책 제목을 쓰고 뭘 받았다고 쓰기가 그래서인지,
일기에는 바로 뭘 선물로 받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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