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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온양민속박물관 이야기

줄줄이 유물 이야기-강원도 김칫독

 

강원도 김칫독(김치통, 나무통)  20세기  65.5×110.0  피나무

 

박물관 1전시실을 나와 2전시실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면, 묵직한 것이 쳐다보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오른쪽으로 고개를 슥 돌리게 된다.

 

뭘까.

처음에는 허리가 통자인 절구인가 싶었다.

 

박물관 들어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신탁근고문님과 전시실을  둘러본 적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고문님께서 물으셨다

 

 

"이거 뭘거 같으냐?"

 

"...절구요..."

 

"..."

 

 

 

설마 나만 몰랐을까...

 

 

이 절구 비스무리하게 생긴 것은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사용하던 김칫독이다.

피나무 속을 열심히 파내어 통으로 만들고, 통나무를 함지처럼 만들어 받침으로 만들어 끼웠다.

몸통과 받침이 분리되는 구조이다.

받침대에는 운반이 용이하도록 손잡이를 만들었다.

 

 

김칫독 내부

 

 

김칫독 몸통과 받침대

 

 

몸통과 받침대가 분리가 된다면 김치를 통에 넣으면 저 사이로 김칫국물이 줄줄 새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저 사이에 청올치(칡 속 껍질)를 채워 김칫국물이 흐르지 않도록 하였다.

 

 

보통 김칫독 하면 항아리를 생각하는데, 강원도 사람들은 왜 나무로 만들었을까?

대부분 도구의 발달은 주어진 환경에서 좀 더 잘살기 위해 이루어진다. 또한 그 도구의 재료는 내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한다.

 

이 나무 김칫독도 예외는 아니다.

 

강원도 산간지방이면 매우 추운 곳이기에 항아리로 김칫독을 만들었다면 겨우내 얼어 깨져버렸을 것이다.

 

"당신은 어쩌자고 항아리에 김치를 넣어서 다 깨쳐먹는거요?? 어흐 속터져!"

 

왠지 귀에 맴돈다.

 

또한 산간지방이기에 구하기 쉬운 나무를 택했고, 또한 나무는 극심한 추위에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 김치 맛이 쉽게 변하지 않게 해주었다.

 

 

강원도의 나무 김칫독,

자연속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지혜가 담겨있다.

 

 

 

다시 고문님 앞에서 절구라고 대답했던 순간으로 돌아 간다면...

그냥 저 김칫독에 빠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