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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줄줄이 유물 이야기-엄마의 부엌

by 여송은 2020.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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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엄마~~~! 오늘 반찬은 뭔데예~~?"

 

 

"우리 쌀강아지 왔나? 친구들이랑은 안싸우고 잘 지냈고~~??"

 

 

"예~~~아 그래서 오늘 반찬은 뭔데예~~??"

 

 

"손 씻고 온나, 우리 쌀강아지 좋아하는 정구지무침~~!"

(*정구지 : '부추'의 경상도 방언)

 

 

"와~~~~~ 좋심니더~~~!!"

 

 

 

<엄마의 부엌>

정갈한 엄마를 닮은 부엌 모습이다. 아궁이 앞 짚방석에 앉아 부지깽이로 아궁이 속 불씨를 살피고, 재를 뒤적뒤적거리는 엄마 모습이 보인다. 엄마 손이 닿는 거리에 재나 불씨를 옮겨 담던 거무튀튀 부삽과, 불을 지필 때 도와주던 풀무가 놓여 있다. 아궁이 벽에는 자주 사용하던 석쇠곰박, 가마솥 솔이 걸려 있다.

 

 

 

"나가 이쓰레이~ 눈 맵다~~~!"

 

"괜찮심니더! 지가 할게예!"


<부지깽이와 짚방석>

부지깽이는 아궁이 속 불을 헤치고 재를 끌어낼 때 쓰는 가느다란 막대기로 잿고무래(재를 치울 때 쓰는 고무래)와 함께 사용했다. 소나무나 대나무 가지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불 속을 헤집다 함께 타 버리는 일이 많아 나무자루 끝에 쇠꼬챙이를 박아 사용하였다.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 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가을 추수철에는 무척 바빠 하찮은 것들까지 모두 일하는데 나서려 한다는 뜻으로, 농촌의 가을 일이 몹시 바쁠 때를 은유한 말이다. 짚방석은 아궁이 앞에 편하게 깔고 앉을 수 있도록 새끼로 짚을 꼬아 똬리처럼 말은 방석이다.  

 

 

 

 

 

"콜록콜록콜록!! 앙~~엄마 ㅜㅜ"

 

"으이그~~ 그러니까 나가있으라니깐~~저기 화로 위에 둔 정구지나 빨리 건지레이~!"

 

"엄마! 물속 정구지를 뭘로 건지지예?"

 

"곰박!"

 

"아!! 곰박!!"

 

 

<화로>

부엌에서 조리용으로 쓰였던 화로는 무쇠, 흙 등으로 만들었다. 뚝배기나 냄비를 올리도록 쇠로 만든 거치대가 있다.

'잿불 화로의 불씨가 끊어지면 집안이 망한다' 라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불씨를 보존하는 것이 살림살이의 중요한 부분이었음을 알려준다.

 

 

 

<곰박>

삶은 떡이나 국수를 건질 때 주로 사요하던 주방도구이다. 바가지 모양으로 둥글넙적하게 생겨 건더기만 건지고, 물은 밑으로 빠질 수 있게 구멍이 뚫려 있다. 국자처럼 자루가 달린 형태도 있고, 자루 없이 바가지처럼 생긴 형태도 있다. '곰박'은 제주도 방언으로, 제주도 사람들은 주로 잔칫날 삶은 떡을 건질 때 이 도구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국립국어원 2009년도 민족생활어 조사 11)

 

 

 

"다 건졌스예~~!"

 

"잘했다~~ 밥도 다됐고, 이것만 무치면 되겠네??~~저기 기름병 가지고 온나~"

 

<기름병>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하는 식용 기름이나 호롱, 등잔에 필요한 기름을 담아 부엌이나 대청 등에 비치해 사용했다. 병목 부분에 굴곡을 주어 손으로 잡았을 때 손마디가 알맞게 들어맞도록 만들었다.

 

 

 

 

 

"참기름 톡! 아~~~ 꼬숩다~~"

 

"엄마~~ 지도 주이소~ 지도 주이소~~"

 

"으이그 우리 쌀강아지~~! 밥 다됐다고 아버지께 말씀 드려라~~ 밥 먹자~~"

 

"예~~~~"

 

 

 

 

엄마의 부엌은 단순히 음식을 조리하던 공간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가족을 위해 아침일찍 불을 짚히고 따뜻한 한끼를 준비하던 공간,

간절한 마음으로 가족의 안녕을 빌던 공간,

옆에서 종알종알 거리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공간,

 

때로는 혼자 앉아 서글픈 마음을 풀어내던 공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도 이러한 엄마의 공간인 부엌에서는 가족을 위한 맛있는 저녁 한 상이 차려집니다.

고슬고슬 가마솥밥과 된장 풀어 만든 우거짓국, 그리고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 만든 정구지 무침까지!

 

 

화려한 밥상은 아니지만 가족끼리 둘러앉아 먹는 밥상에서 식구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오늘 저녁은 일찍 마치고 가족과 함께 불금을 보내는게 어떨까요?

대신, 오늘 불금 밥상은 늘 수고롭게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를 대신해 우리가 준비해 보기로 합니다.

맛있는 저녁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 그런데...저는 오늘 야근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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