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전집을 읽다가>
정상기鄭相驥(1678~1752)라는 인물이 있었다. 지금도 18세기 지도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동국대지도東國大地圖>를 만든 학자인데, 성호星湖 이익李瀷(1681~1763)과는 절친한 벗이었다.
그런 만큼 이익과 자주 편지 왕래를 한 모양인데, 이익이 어느 날 답신으로 보낸 편지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일본지도日本地圖에서 높이 몇 섬石이라고 한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들은 10리를 1리로 삼는데 대개 동서로는 4000리이고 남북으로는 그것의 반이니 동서가 짧다는 것은 틀린 것입니다.
아마 정상기가 여러 지리정보를 수집하면서 일본 다이묘大名들의 고쿠다카石高가 적혀 있던 일본 지도를 얻어 보았던가 싶다.
근데 그게 뭔지 알지 못했던 모양.
박학하기로 이름난 친구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을까 싶어 편지를 넣었는데, 이익도 石高가 무엇일까..고민 끝에 모르겠다는 답을 했다.
만약 그게 무엇인지를 알았다면 정상기의 지도에 어떻게 반영되었을지, <성호사설>에 어떻게 실렸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한편으론 아쉬운 것이 인편으로 동래 초량왜관에 물어보거나, 하다 못해 일본어 역관들에게라도 물어볼 수는 없었던 것일까. (2018. 9. 90
*** 편집자注 ***
이익과 정상기가 고민한 석고石高란 간단히 말해 지방제후들인 대명大名과 기본旗本들의 크기다. 석고가 무엇인지는 아래 사전에서 그 대략을 읽어낸다.
필자가 이 글을 새삼 끄집어낸 까닭은 이 블로그에 외우 신동훈 선생의 아래 글에 격발한 까닭이다.
고쿠다카(석고제)를 쉽게 이해 하는 법
둘이 석고石高가 무엇인지 머릴 싸맨 까닭은 위키 사전이 없어서였다.
또 초량왜관에 물어보지 못한 이유는 카톡이 없기 때문이었다.
정상기의 동국대지도는 아래 장상훈 글을 참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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