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유성환
상하이집트 왕 세헤텝이브아문 치세 7년 범람기 셋째 달 5일.
신들이 검은 땅을 떠났다. 그들은 지상의 거처에서 하늘로 올라갔다. 여신들이 검은 땅을 떠났다. 뜻한 바가 있어 사람들이 기도를 올려도 그들은 듣지 않았다. 강물이 차오르지 않았다. 양안兩岸을 태양신처럼 보살피시는 폐하께서 친히 검은 땅과 이방의 보재寶財를 강에 바치셨으나 먼 나라의 여신은 검은 땅으로 귀환하지 않았다. 무트엠헵 대왕비께서 민의 정원에서 사방으로 화살을 쏘셨지만 하피는 응답하지 않았다.
강물이 말라 샌들만으로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검은 땅의 사람들은 흑따오기와 다를 바 없었다. 노인들은 “죽고 싶다”고 외치고 아이들은 “태어나지 말 것을”이라고 울부짖었다. 동풍이 서풍과 엇갈리고 남풍이 북풍과 서로 부딪혔다. 여인들은 수태하지 못했고 대지는 곡물을 품어 기르지 못했으니 사람들이 자기 자식을 먹었다.
멤피스의 주신이시자 남쪽 성벽에 거하시는 이 프타의 배우자이신 세크메트Sekhmet 여신의 신상에서 붉은 화염이 솟구쳐 올랐다. 대신관들과 지밀신관들조차 지성소로 범접하지 못하고 전실에서 향을 피우고 제물을 봉헌했다. 신관들이 밤낮으로 여신을 찬양하고 사자의 형상을 한 그녀의 아들 네페르템을 위무했으나 땅은 불탔으며 달은 이울었고 사람들은 시들어갔다.
출처는 없습니다. 오늘(2024. 6. 20)이 역대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수도권은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제가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짧은 “둠스데이(종말의 날) 시나리오”를 한 번 만들어봤습니다.
현재 1초에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5개와 맞먹는 에너지가 온실가스에 갇혀 우주로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는 이제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아직 기회가 있다고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는지도 모릅니다.
혹시 외계의 어떤 문명이 지구를 방문해 멸종한 우리의 흔적을 발견한다면 짧고 굵게 살다간 우리 종 호모 사피엔스를 어떻게 평가할까요?
지금 우리에게는 호모 데멘스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세크메트 #네페르템 #지구온난화 #둠스데이 #기후변화 #호모_사피엔스 #호모_데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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