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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최악을 모면한 한국의 산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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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마곡사

 

이코모스가 유네스코에 한국이 신청한 한국의 산사를 일부 등재권고했다. 7개 사찰 중 네 곳만을 등재 권고했다. 이로써 문화재청은 최악은 모면했다고 나는 본다.

아다시피 문화재청은 거푸 고배를 마셨으니, 한양도성이 미끄러졌고, 그 전에는 서원이 빠꾸됐으며, 서남해안 갯벌은 문지방도 넘지 못해 서류 미비로 접수조차 되지 않았으니, 이번에 산사조차 실패하면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

산사.....
이 역쉬 원칙대로 하면 미끄러졌어야 했고, 실제 이코모스 심사과정에서 적지 않은 우여곡절과 고비가 있었으니, 그것을 돌파한 것은 조금은 쪽팔리나 외교력이었다.

더 간단히 말한다. 대한민국 외교력이 그것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순천 선암사



나아가 다음달 말 바레인에서 개막하는 세계유산위 본선에서 내가 섣불리 예상하건대 나머지 사찰 세 곳도 등재로 판가름 날 것으로 조심스럽게 본다.

이에서 우리가 유심히 볼 대목이 그것을 가능케 하고 가능케 할 힘이 유산 자체가 지닌 인류보편적 가치보다는 정치력 혹은 외교력이라는 사실이다. 하긴 유네스코 자체가 정치기관이기도 하다.

물론 이리 말하면 그 등재를 위해 고군분투한 문화재계에는 모멸감을 줄지 모르나, 실상이 그러한데 어찌 하겠는가?

이 산사도 그러하고, 서원도 그러하며 갯벌도 그러하거니와 몇몇 전문가랍시며 거덜먹거린 자들, 이 전문가들이 누굴 지칭하는지 내 오랜 페친들은 알 리라.

 

보은 법주사



연구용역에만 혈안이 된 자들과 그들의 온상인 어떤 단체, 그에 부화뇌동한 자들이 언제나 패착을 빚어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그 중심이 되어야 할 문화재청은 이제 그 한계를 앙상하게 노출했다. 재편해야 한다.

시스템을 재편하고, 무엇보다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그 실무전문가가 시종하고 일관해서 주축이 되어야 한다.
어느 대학 어느 교수입네 하는 자들은 필요없다.

문화재청이 휘청대는 사이, 세계유산 업무 전문성은 이제 주도권이 외교부로 넘어갔다. 전문가?

내가 말하는 중추여야 할 실무전문가는 외려 외교부와 그 주변에 훨씬 많이 포진하게 되었으니, 조만간 외교부에 세계유산국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2018.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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