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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똥 치우다 지샌 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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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어쩌다 옛날에 돌아댕기며 찍어놓은 사진 파일 하나를 열게 되었으니, 


어쩌다 2010년 1월, 그 혹한기에 고구려유적 답사하겠답시며 쫄래쫄래 따라나선 만주 일대 고구려 관련 사진집이 있는지라,


열었더니 가관이라 


첫째, 초점이 맞지 아니한 사진이 부지기이며 

둘째, 카메라 똥 천지라 


어찌하여 그걸 하나하나 열어 포토샵에다 띄우고는 그 똥무더기를 치워나가는데 

하나둘 손보기 시작하다 어쩌다 날밤을 까게 되었다. 


애초엔 한두장 내가 급하게 쓸 요량인 사진만 손댄댔다가 파일 뭉치 전체를 뜯어곤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덕분에 마우스질에 손목이 나갈 지경이다. 


내친 김에 초점이 맞지 아니하는 사진은 꺼내어 그걸 좀 보정하겠다고 손을 대기 시작했으니 

이래저래 일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언제 끝날 지 모르겠다. 


카메라 똥을 치우고, 나간 초점을 보정하기 위한 포토샵은 견주자면 맨얼굴에 화장을 하는 일이라


화장이 짙으면 떡칠이 되거니와, 그렇다고 맨얼굴로 나가는 일도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도 분명하다. 


얼굴 점이 혐오를 준다면 아예 레이저로 지져서 발본하고 색원해야 할 것이요 


피부 트러블이 있으면, 화장빨로 감추는 것도 기본 예의에 속한다 하겠다. 


지금은 DSLR 카메라가 보편화했지만, 저때도 그랬는지 알지 못하나, 


내가 언제나 하는 일이 현장에 나가기 전에는 렌즈 청소였으니, 한데 어찌하여 저때는 그런 기본조차 아니하며 

렌즈가 똥무더기가 되었더랬다. 


이 놈의 카메라 바디, 그리고 렌즈는 주기발작으로 AS 맡기면서 똥을 치워달라 했으니, 


언젠간 그 쪽에서 카메라 렌즈 청소하는 걸 보고는 나 역시 기초설비 갖추고서 내가 직접 청소하기도 해봤지만 

흐지부지하고 말았다. 


덕분에 10년전에 만난 고구려가 어떻든 조금은 끼끗해 졌으니, 그런대로 보람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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