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에 없었다. 하긴 뭐 예정한다 해서 인생이 그리 흘러가기만 하던가?
어쩌다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실 홍선옥 누님이 빌바오 체류 중임을 알고는 파리로 넘어오라 닥달해서 기어이 합류하고서 간 데가 이곳이었다.
홍 사무관도 그랬고 나 역시도 무슨 재즈에 조예가 있다고,
더구나 그 즈음 음악영화로 잔잔한 감동을 줬다는 라라랜드 LaLa Land인가 하는 영화는 본 적도 없는데, 어찌하여 파리에서 함께 합류한 그 일행이 재즈광임을 선언하면서 느닷없이 오늘밤엔 기필코 라라랜드를 찾아가야 한다 떼를 썼으니,
그래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 사람 소원일쏜가? 해서 구글로 검색해서 찾아가니, 이번에 홀라당 불타버린 노트르담 거건너편 번화가 골목길이었다.
왔다는 흔적이랑 남겨야겠기에 홍 여사 가운데 박아 자뻑 사진 한장 남겼다. 오른편 이 사람이 재즈광이다.
들어서니 난장판이라
난 아직도 재즈는 영 귀에 설다.
귀에 선 그런 재즈가 눈앞에 떡하니 펼쳐지는데, 그런 재즈가 눈에 익기가 더더구나 어려운 법이다.
그건 그렇고 이 재즈 바가 나로서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이었고, 그것은 지옥과도 같았으니
첫째, 다음날이 귀국이었기 때문이었고,
둘째, 귀국 그 자체보다 귀국은 곧 2년만의 회사 출근-남들은 이를 복직이라 불렀지만-이었던 까닭이었다.
그랬다. 나는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하고는 다음날 귀국길에 올랐으며, 한달 만에 서울 땅을 밟고서는 그 다음날 바로 이전 회사로 출근했다.
이를 계기로 나는 라라랜드라는 영화가 부쩍 궁금해졌는데,
참 인연이라는 게 묘해서, 그러고 보니 이후 케이블 채널에서 심심찮게 그 영화를 하더라.
이 글을 쓰는 지금도 CGV에서 라라랜드를 틀어준다.
하긴 라라랜드는 그 대부분 촬영이 미국이라 알거니와, 개중 잠깐 연인으로 파탄난 주인공 커플이 파리로 날아가거니와, 이들이 연주인지 뭔지 하는 무대가 된 곳이 바로 저곳이라,
이쪽 상술이나 저쪽 상술 마찬가지라, 보니 그 입구에는 이곳이 라라랜드 촬영지라는 선전안내판이 요란했다.
저곳이 Le Caveau de la Huchette이라는 곳이라, 구글 검색을 해 보니, 이 곳을 이리 설명한다.
Le Caveau de la Huchette is a jazz club in the Latin Quarter of Paris. The building dates to the 16th century, but became a jazz club in 1949. The design has been compared to a cellar or labyrinth and allegedly it was once used by Rosicrucians and by those linked to Freemasonry.
혹 재즈광으로서 파리를 가실 분들을 위해 주제넘게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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