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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표절이라고 그 경중이 다 같을 수는 없다. 표절이라 해서 다 일괄로 같은 비중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예컨대 그 표절하는 대상이 본인이냐 타인이냐에 따른 경중도 당연히 달라야 한다. 그렇다고 표절 혐의를 벗어나는 건 아니지만, 자기 것을 베낀 것이 타인 것을 도둑질한 데 견주어 비난이 상대적으로 가벼워하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타인 것을 베끼는 행위는 강간이다.
문장이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도 강간이다.
표절로 많은 이가 구설에 올랐다.
특히나 개각이 이뤄질 때마다 청문 대상이 되는 학자 출신 공직후보자들은 예외없이 이 표절 논란에서 한 바탕 홍역을 치루곤 한다.
남의 문장, 혹은 남의 아이디어를 베낀 이들은 범죄자다.
그럼에도 혹자는 시대의 한계를 논하기도 한다.
그때는 그런 일이 관행이었다는 동정론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다 철없는 소리다.
동양에서는 표절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뭐 2000년대 와서 시행됐으니 그 이전 일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해야 한다는 소리도 있는가 보지만, 나는 동의하지 아니한다.
이 표절은 동아시아에서는 이미 2천년 전에 문제가 되어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청대 고증학에서도 이 표절 문제는 심각하게 대두했다.
100년전 일본학자들 쓴 논문 봐라. 자기 표절에도 얼마나 엄격했던지, 초출 문헌에서 바뀐 대목은 반드시 그것을 표시했고 왜 바꿨는지 그 이유를 명시했다.
표절은 강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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