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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프리즈 키아프를 지향해야 하는 K-헤러티지, 초창기 혹은 미답이 더는 미덕이 아니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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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까 저 세계국가유산산업전은 동네잔치판이었다가 이래로는 안 된다 해서 중앙정부에서 접수했으니, 그래도 문화재로 먹고 산다는 경주시에서 뭔가 하나 만들어 보자 해서 애써 만든 연례행사로, 예까지 오는 과정에서 그네가 기울인 노력이야 누가 뭐라 하겠는가? 

다만, 그것이 저런 규모로는 그냥 둘 수 없고, 또 저런 자리가 필요하기도 하니, 이런 여러 판단을 거쳐 내 기억에 지난해인가 지지난해에 비로소 중앙정부인 문화재청에서 접수해 쥐꼬리만한 국고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름도 문화재산업전에서 올해부터라고 기억하는데 국가유산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이름도 급히 세계국가유산산업전이라는 요상한 간판으로 교체했다. 

저 행사장 경주시 단독 주최 시절에도 내가 서너번 간 적 있고, 작년인가도 내가 가 봤지만, 또 중앙정부가 나서기 시작한 초창기임을 고려해도 전연 명실名實이 따로노는 모습을 보고는 내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매양 지적하듯이 산업을 표방했음에도 그 어디에서도 산업 냄새는 없고, 오직 문화재청장 경북도지사 경주시장을 필두로 관련 지자체장들 참석하는 개막식과 그 이후 잠깐 펼쳐지는 피로연 비스무리한 그 행사 하나만을 위한 행사였다. 그래 이런 자리를 빌려 해당 분야에서 방귀께나 낀다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도 필요할 것이다. 

문제는 그것뿐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었다. 행사장을 돌아보며 도대체 이것으로 문화재산업을 들먹인다는 한숨만 푹푹 나왔다. 구멍가게 구멍가게 하지만, 그래 그 구멍가게 역시 나는 존중한다. 그네들이라고 뭔가 해서 이런저런 일 한다는데 그 열정 존중한다. 

하지만 행사장은 온통 이런 구멍가게 천지였다. 기업이라 할 만한 데는 몇 군데 되지도 않았고, 오직 그 인공지능 로봇인지 외국산 제품 퐁당퐁당 뛰어다니는 장면만 보다가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그 퐁당퐁당 로봇이 문화재랑 무슨 연관이냐 물으니, 건축문화재 조사 운운하는데, 미안하지만, 저 퐁당퐁당이 문화재산업이랑 무슨 연관이 있는지 1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만큼 저 문화재산업전은 명실이 따로 놀았다. 산업이라지만 산업은 온데간데 없고, 그러니 개막식과 또 그러니 문화재산업과는 전연 관계도 없는 유홍준 강연에만 잠깐 사람들 모였다가 구름처럼 흩어질 뿐이었다. 

그런 문화재산업전이 다시 한 해를 지나 올해 개막을 앞두고 있다. 한데 그 프로그램들을 보니 더욱 기가 찼으니, 지난해랑 하등 다를 바 없어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저에 열폭하는 날 두고 저 인간 왜 저러냐 하겠지만, 작년 현장에서도 문화재청 관계자들한테 푸념하고 또 신신당부했거니와, 제발 내년부터는 산업전다운 산업전 해보라 했으니, 그런 내 당부를 그네들이 들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그 자리에서 나는 그를 위한 과감한 시도로 K-pop 코너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유감스럽게도 그 사이에 문화재청 담당자들은 국장 이하 모조리 교체되어 버렸다. 

같은 얘기지만, 실상이 요만해도 꿈은 창대昌大해야 한다. 문화재로 세상을 호령하겠다는 의지만은 충만해야 한다. 이렇다 할 K헤러티지 상품 만들어 본 적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는 유관 기관, 관변 단체들 참여하라 독촉해서 불러다 놓으니, 그네들 기관홍보밖에 더 하겠는가? 그 기관들 자체가 문화재산업은 해 본 적도 없고, 문화재산업이 무엇인 줄도 모르는데 무슨 산업을 운운한단 말인가? 

간단하다. 주최하는 데도, 참가하는 데도 산업마인드를 장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도, 정신자세도 뜯어고쳐야 한다. 왜? 그것이 꼭 k-헤러티지는 아니라 해도 그것만이 이제 문화재가 살아남는 길인 까닭이다.

아주 극단적으로 나는 매양 돈 벌지 못하는 문화재는 존재 가치 없다는 말을 한다. 이 꼴 보고 또 왜 저러냐 하겠지만, 지난 30년 하도 억눌린 게 억울해서 그런다 왜? 언제까지 문화재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징징거려야 한단 말인가?

언제까지 문화재는 수세여야 하는가? 산업은 그 수세를 돌파할 수도 있는 희미한 빛이다.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튈 줄은 모른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이 돈이 될 수도 있고, 실제 여러 현장에서 그런 기미가 보인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번 산업전은 공개는 하지 않지만, 실은 그 참가를 독려하고자 하는 이상한 움직임이 있는 것을 감지하고는 내가 거기서 분노했다. 

왜 문화재산업전은 프리즈 키아프가 되지 못하는가? 언제까지 참가자를 독려하고 구걸해야 하는가? 왜 우리는 문화재와 미술은 접목하지 못하는가? 왜 우리는 한류드라마, 한류영화가 호명한 문화재들은 불러내지 못하는가? 

아직은 초창기라서? 아직은 우리가 경험이 없어서? 아직은 잘 몰라서? 언제까지 이런 말들이 미덕일 수 없다.

언제까지 산업전이 문화재 한다는 사람들 친목회여야 하는가? 그 친목회 회원들 빼고 나면 행사장에 누가 남는가? 그 친목회 회원들 불러다 놓고는 사람들 많이 모였네 이 짓거리 언제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

시간은 그렇게 헛헛하지 않다. 그것이 미덕인양 타령 일삼다 보니, 30년이 지나고 해는 서산에 뉘엿뉘엿 지고 있더라.  


아래 같은 소식 부럽지도 않은가? 난 부러워 미칠 지경이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3/09/12/R7OHMQNNABA2HEBBDL7WDCI6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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