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보면 애국자 참 많다.
애국자가 나라에 가득한 시대라 하겠다.
애국자가 된다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나라를 위하겠다는데 거기다 뭐라 할 수 있겠는가?
애국자로 살겠다는 건 좋은데 한 가지만 기억해줬으면 한다.
한국이 백년 전에 망했던 건
사람들이 게을러서 그랬던 것도 아니고
또 애국자가 없어서 그랬던 것도 아니다.
우리는 조선이 망한 것을 게을러서, 애국자가 없어서, 사대주의라서 망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유심히 그 시대를 바라보면
그때도 충분히 부지런했고 애국자도 많았고, 또 사대주의건 뭐건 어쨌건 나라의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나라가 망한 것은
한국사의 진로를 결정하는 가장 큰 부분으로 지정학적 환경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농사에 관련된 기후의 문제일 수도 있고,
또 중국이라는 거대한 중력장 바로 옆에 붙은 나라라는 부분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기억해 둬야 할 것은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의 문제를 최대한 보완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애국자도 근면한 노력도 자주적 정신도 다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역사가 잘 보여주고 있다는 말이다.
한국이 앞으로도 어쨌건 잘 먹고 살겠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지정학적 문제에서 오는 문제를 인위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그것이 외교가 되었건, 경제적 전략이 되었건 간에
최대한 이 문제를 먼저 해결을 하고나야 그 다음에 애국, 근면, 자주고 나발이고도 먹히는거지
이 부분은 절대로 애국주의나 자주적 정신보다 뒷순위로 밀려서는 안 된다.
백년전 무기력하게 나라를 뺐긴 우리 조상들이 우리보다 게을렀고 애국심이 없었다고 생각지 말길.
그들도 우리만큼 부지런했고 우리만큼은 나라 생각도 하는 사람들이었다.
조선이 애국자가 없어 망한 게 아니었다는 것도 좀 알아주었으면 한다.
P.S.) 필자는 이 부분을 밝히는 것이 한국사가 현대 한국인에게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업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유감스럽지만 아직도 한국사는 애국자를 양산하고 민족주의를 선양하기 위한 정치프로파간다의 포로로 묶여 있다.
필자가 보기엔 이렇게 쓰여진 한국사는 나라 한번 더 망하라고 부채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입으로 애국을 이야기 하고 민족을 이야기 한다고 나라가 지켜지는 게 아니다.
이 부분을 한국사는 명심을 해줬으면 한다.
한국사는 그런 입에 발린 소리 한 번 하고 폼잡으면 그만인지 모르겠는데
그걸 배우는 젊은 세대는 또 한번의 실패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 책임은 한국사도 같이 나눠져야지,
한국사는 입으로는 온 세계 적을 다 격파할 것처럼 떠들지만
정작 나라가 망하면 항상 방관자였다.
*** editor's note ***
말마따나 주변에 온통 우국지사다.
다 우국지사면 나라가 잘 되는가?
천만에.
매국노가 많을수록 그 사회는 잘 돌아갔다.
우극지사가 많다는 것, 그건 나라가 망할 징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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