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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한국이 선진국이 되는 법

by 초야잠필 2023.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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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인구 3천만의 까막눈 국민이 사는, 제대로 된 자원 하나 없는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한국은 전통적으로 20세기 초반 망국에 이를 때까지도 국가의 사적 통제가 아주 강한 나라였다. 

반면에 해방 이후 한국의 성장 전략을 보면, 

국가는 외채를 적극 조달하여 이를 국가기반 산업 및 교육제도 등에 투하하고, 

국가가 도저히 감당 안 되는 영역은 민간자본을 적극 유입시켜 나머지 구조물을 완성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전략은 오천년 한국사에서 유례가 없는 방식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한국사에서 이례적인 이질적 측면이 매우 강한 역사인데 바로 사회의 운영자체가 20세기 이전의 방식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에 한국이 돈이 넉넉하고 팔아먹을 자원이라도 있었다면 절대로 이렇게 가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의 공적 통제 전통이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땡전 한 푼 없었기 때문에 사회 전체가 최소한의 공적 자본과 사적 자본이 사회의 공적 영역에도 절묘하게 결합된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 

교육제도, 의료제도, 심지어는 문화재 발굴에 이르기까지도 이런 모습을 갖추지 않은 영역은 대한민국에 단 한 부분도 없다. 

국가의 공적 영역에 사적 자본이 기여한 부분에 대해 이를 악마화하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사적 자본의 긍정적 기여를 적극 평가하고 문제가 있다면 조심 조심 고쳐서 쓰는 것이 맞다는 의미다. 

교육제도나 의료제도의 경우 급격한 국가의 통제로 회귀하여 국립대학이 중심이 되거나 국가의 의료통제가 지금보다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보는데, 

황금알 낳는 거위를 잡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대병원. 한국의 의료제도는 공적자본과 사적 자본의 절묘한 균형하에 이루어져 있다. 공적 혹은 사적 통제 중 어느 한쪽으로 일원화하자는 주장은 한국에서 극히 경계해야 하는 주장이다. 그렇게 길을 잡아갔다면 지금의 한국의 번영은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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