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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생각건데,
한국 천주교사 시작은
이승훈의 세례가 아니다.
정확히는 한국교회가 자생적으로 탄생하여
교회가 만들어지고 운영되다가,
사도전승에 기반하지 않은 교회는 무효라는 북경천주당 해석에 입각하여
기존 교회를 정지시키고 신부 파견을 요청한 시점.
이 시점이 한국 천주교가 시작된 시점이다.
그 이전은 한국천주교와 개신교가 공유해야 할 기독교사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이승훈과 그의 동료들이 만든 교회는
"천주교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교회는 천주교 교리를 가지고 만들었다지만,
교회 구조는 오히려 개신교를 더 닮은
특이한 형태의 교회였기 때문이다.
한국천주교회사는 이 시기의 교회를 "한국천주교회의 전사"로 간주하는데,
필자는 이 시기를 천주교도 개신교도 아닌
한국에서 발생한 특이한 형태의 교회의 단계로 해석할 것을 제안한다.
이 시점의 교회를 천주교회의 시각으로 보면 사도전승이 없는 불완전한 것이며,
개신교 입장에서 보면 천주교 교리에 기반한 교회로서 양쪽 모두 이 시기 교회를 불완전한 것으로 보는 것 같은데,
과연 그런가?
어느 누구에게도 나름의 방식으로 성립하여 운영되는 교회를 이단이나 불완전하다는 잣대로 평가할 권리는 없다.
이승훈이 만들었다가 해체된 "사도전승 없는 교회"는,
불완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 완성된 형태로서,
천주교와 개신교 어느 한 쪽에 속할 수 없는 특이한 지점에 있는 교회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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