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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한국 문화재 현장을 침투한 짙은 중국의 그림자 (1) 참치회 앞에서 내뱉는 가식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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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이 시작하는 경로로 흔히 구분하기를 학술발굴과 구제발굴 두 가지로 나뉘거니와 내가 지금 하려는 이야기는 꼭 전자에만 국한하지 않음을 전제한다. 공사에 따른 할 수 없는 조사에서도 이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경로가 무엇이건 우리 고고학 발굴현장이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외국과 유별나게 다른 지점이 그 현장을 어찌 하느냐는 점으로 갈라지거니와

어찌된 셈인지 한국은 어디서 배워 쳐먹은 개똥철학을 신봉하며 그 현장은 손도 대지 못하게 만드는 신조가 주의처럼 군림하거니와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니 삼불 김원룡이 아닌가 싶은데 그의 수필 같은 데를 보면 매장문화재는 땅속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는 말이 빈출함을 본다.

이 이야기를 삼불이 어디서 따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세계 고고학 개설서 같은 데서도 심심찮게 본 기억이 있으니 누군가 써먹은 말이 멋나다 생각해서 틈만 나면 써먹었을 것이고 그런 말이 아무런 전복적 사고도 없이 후세에 통용한다.
 

호수 아래 지은 항주杭州 과호교유지박물관 / 跨湖橋遺址博物館 / Kuahuqiao Relics Museum. 왼편이 실제 유적을 노출한 수중박물관이며, 오른편 지상 건물이 실내 전문 전시 박물관이다. 이렇게 중국은 투톱 시스템을 활용한다.



내가 저 말이 표방하는 근간 정신까지 폄훼하고 싶지는 않다만 내가 먹는 참치회를 보고선 그런 육식을 제공한 참치가 불쌍하다는 입 발린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란 얘기다.

그건 그렇고 저 주의가 발굴현장에 와서는 조사가 끝난 지역은 손도 대지 못하게 하는 모양으로 발현하니 모든 발굴현장으로 현지 보존된 것들이 잔디밭 아니면 허허벌판 아니면 잡풀 우거진 밀림으로 변화하는 거대한 뿌리가 된다.

저 양태를 보면서 나는 매양 저 짓거리할 거면 왜 발굴했느냐 분통을 터뜨리거니와 예컨대 그 말 많은 춘천 중도는 박물관을 유적이 가장 드글드글하게 나온 그 자리에 지으라는 압박 협박을 일삼았고 (이 문제가 어찌 처리됐는지는 모름!)

경주 금관총을 발굴하려 한다 했을 때도 또 덮어버릴 거 같음 더는 내가 가만 안둔다 요로를 협박한 일이 있다.

이런 허허벌판주의가 요새는 그래도 변모하는 조짐이 있어 내 협박이 통했는지 아닌지는 자신이 없으나 그래도 내가 말한 방식으로 점점 더 변해가는 모습을 보노라니 나 혼자만 미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이게 다 내 힘이다는 착각에도 빠지곤 한다.

내가 분통한 보존방식에 많은 시사를 준 데가 실은 중국이다. 거기라 해서 우리보다 별반 나을 바는 없지만 주요한 발굴현장을 저들은 반드시 투톱시시템을 활용한다.

간단히 말해 중국에서는 이런 발굴현장은 현장박물관과 전시 전문 박물관 두 영역으로 구분해 발굴현장은 그대로 노출해 그대로 보여는 한편 그 한 켠에서는 전시 전문 실내 박물관을 만들어 그 발굴성과를 전시 홍보한다. 

이 점은 내가 아주 일찍이 그 현장들을 돌면서 그때마다 그에 대비한 잔디밭주의 한국의 발굴현장을 대비하며 분통했음을 나를 오래 아는 지인들은 잘 아리라 믿는다.

그러면서 나는 중국 가서 저런 투톱시스템을 같이 보며 찬탄하면서도 막상 국내로 복귀해서는 원형 보존 운운하며 현장은 손도 못대게 하는 사람들을 보고선 이 인간들은 어디 화성에서 왔나 싶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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