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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한국 분단의 이유

by 초야잠필 2023.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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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전후사에서 대표적 주장의 하나가 "한국은 일본 대신 분단되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팩트는 이렇다. 

미국은 진주만-미드웨이 해전 이후 일본과 태평양 전역에서 싸우면서 하나 하나 섬을 뺏으며 일본 본토를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태평양 전쟁은 어차피 일본과 미국의 싸움이었으므로 다국적군이 혈투를 벌이던 유럽전선과는 상황이 달랐다. 

특히 미군은 일본군을 물량 면에서 압도하면서 중요한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왔지만, 여전히 일본군은 태평양 서쪽 일대를 지배하고 있었다. 

필자가 앞에서 여러 차례 쓴 것처럼 1945년 종전 직전 두달 전까지도 미군은 오키나와 섬 까지만 진군해 있었고 일본 본토는 아직 상륙도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본이 버티면 버틸수록 소련의 참전과 그 영향력은 동아시아에서 넓어지게 된다. 

다시 말해서 미국의 영향력은 장마전선처럼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형상이었기 때문에 일본이 빨리 항복하여 소련의 참전이 회피될 수만 있다면 그 만큼 미국의 영향력은 넓어지는 형국이었다는 말이다. 

재차 설명하자면, 

전후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서로 제로섬의 관계로 이 쪽이 올라가면 저쪽이 줄어드는 형국이 아니라 전쟁이 어느정도로 빨리 끝나느냐라는 변수에 의해 결정되는, 일종의 동일 운명체였다는 말이다. 

아래 그림은 원자폭탄을 쓰지 않고 미국이 일본 상륙전을 감행할 때 수행할 작전이었다는 "Operation Downfall"의 최종 결과물로 상정되었던 지도이다. 



원자폭탄을 쓰지 않아 일본의 항복이 지체되면 위 그림에서 보듯이 소련이 사할린-북해도를 따라 남하하여 동북지역을 점거한 상태에서 연합군 5개국의 일본 점령이 구현된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는 어찌 되었을까? 

당연히 미국과 소련에 의한 분단이 아니라 소련군이 한반도 전역을 점령하게 된다. 미국이 한반도로 진주할 여유가 없는 탓이다. 

다시 말해서 일본군의 항복시점에 따라 동아시아는 서로 다른 세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게 된다.  

1. 일본이 소련군이 참전 못할 정도로 빨리 항복하면 당연히 한반도는 전역을 미군 통제하에 둘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 땅에도 당연히 미국 독자적 군정이 시행되어 일본의 분단은 없다. 한반도도 미군이 전역을 통제하여 한반도 분단도 없다. 

2. 문제는 일본의 항복이 지체될 때이다. 미국이 원자탄을 쓰지 못하고 본토전이 길어지면 소련은 북해도를 타고 북쪽에서 일본을 협공한다. 이 경우 일본은 5개국이 분할 점령하여 냉전기에는 아마 북일본과 남일본, 분단 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은? 당연히 이런 상황이라면 한반도는 소련이 독자적으로 점령한다. 일본은 분단되는 반면 한반도는 분단이 없지만, 대산 소련에 의해 통제되는 통일 공산정권이 탄생했을 것이다. 

3. 제3의 가능성이었던 것으로, 미국이 원자탄을 써서 일본이 소련 참전후 일정 시점이 지나 예상보다 빨리 항복하게 되는 경우이다.

이 시기는 소련이 한반도 전역을 점령할 정도로 늦은 시기도 아니고, 당연히 소련이 일본으로 들어올 수도 없는 시점이었다.

이런 절묘한 시점에 일본이 항복하게 되면 일본은 미국이 전역을 점령하여 분단을 피하는 대신, 한반도는 소련도 미국도 전역을 지배못하여 분할 점령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이 분단되지 않는 대신 조선이 분단되는 경우는 바로 이 경우인데, 이것이 실현될 것인가의 여부는 전적으로 일본의 항복 시점에 달린 것이다. 

요약하면, 

한반도가 분단이 되느냐 아니냐는 전적으로 일본의 언제 항복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소련이 참전하기도 전에 일본이 항복한다면 조선은 당연히 전역이 미국의 점령하에 놓였을 것이다. 

반대로 일본이 소련 참전후 한참 후까지도 버티면 소련은 북해도를 통해 남하하여 북일본을 점령한다.

이렇게 되면 일본은 북일본과 남일본으로 분단되었을 것이다. 조선은 당연히 전역을 소련이 점령하여 공산 통일 정권이 수립된다. 

현실적으로는 위 두 가지 가능성이 실현되지 않았고, 두 가능성의 중간 어느 시점쯤에 일본이 항복하게 되었으니 그것이 8월 15일이었다. 

그 시점에 항복했다는 것은 일본은 분단을 피하는 대신 조선이 분단된다는 것을 뜻했다. 

조선이 분단되느냐 아니냐는 전적으로 일본의 항복 시점이 유일한 변수였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1945년 8월이 되면 이미 한반도는 미국이 전역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들어가 있었다. 

남아 있는 가능성은 소련이 전역을 통제하느냐 아니면 미국과 소련이 분할 점령하느냐 정도만 남아 있는 가능성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원자폭탄 2발이 결국 소련의 단독 점령의 가능성을 후퇴시켜 미국의 38선 이남 점령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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