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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Reading of History and Histories

<한문 강좌> 使, 令으로서의 以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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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나는 <<온공속시화溫公續詩話>>를 읽다가 그에서 나오는 다음 구절....


唐明皇以諸王從學,命集賢院學士徐堅等討集故事,兼前世文詞,撰《初學記》。


을 예로 들면서 이 구절은 "당 명황(현종)이 제왕인 아들들에게 공부를 시키고자 할 요량으로 집현원학사인 서견 등에게 명하여 고사 모아서....초학기라는 책을 편찬케 했다"고 옮기면서 이 경우 以는 使나 令에 해당하는 사역 동사라고 말한 바 있다.


한데 각중에 과연 以가 이런 뜻으로 쓰인 경우가 있는지 추가로 조사해 보고픈 욕망이 있어 강희자전 등을 뒤졌더니 전한 말기에 유향이 편집한 《전국책战国策》卷三 진책秦策 一에서 이와 같은 맥락으로 사용한 다른 용례를 검출했다.


泠向謂秦王曰: 向欲以齊事王, 使攻宋也.


영향(泠向)이 진왕(秦王)한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제나라가 왕을 섬기게 해서 그들(곧 제나라)이 송나라를 치케 했으면 합니다"


이 경우도 以는 使나 令, 혹은 命 정도에 해당하는 사역 동사... 다시 말해 누구로 하여금 어떤 일을 하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비록 두 사례에 지나지 않으나 以가 이런 뜻으로 쓰이는 맥락이 드러난다.

使나 令, 혹은 命과 같은 다른 사역동사와 같은 문장에서 사용될 경우, 반복을 피하고자 부러 以를 썼다는 것이다. 
온공속시화에서는 바로 뒤에 命이라는 다른 사역동사가 보이고, 전국책에서는 使라는 사역동사가 보이는 것이 그 증거다.


다른 사례가 보이면 다시 보완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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