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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할아버지 오래된 수첩 속 이야기-궤櫃

by 여송은 2020.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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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오랜만에 박물관에 와요~~!

 

두 달 정도 박물관 문이 닫혀있어 앞에서만 빙글 빙글 거리다 돌아갔는데, 드디어 들어왔어요! 

 

 

그래 그렇지.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오는 곳은 위험하니깐. 자~~ 그럼 마스크 쓰고 들어가 볼까?

 

 

네~~~!!

 

 

 

조선후기에 만들어진 궤로 규모가 상당하여 관청이나 절 등에서 중요한 문서나 물건을 넣어 보관하던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후기 소나무로 제작되었고, 시우쇠로 장식하였다.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궤를 들 수 있는 손잡이(들쇠)가 앞면 2개, 뒷면 2개, 양 옆면 각 1개 씩 총 6개로, 6명이 들고 운반 하였을 것이다.

 

 

 

우와~~~~~! 할아버지, 여기 와보세요. 이렇게 커다란 상자가 있어요! 자물쇠도 대빵 커요!!

 

 

허허허,  저건 '궤櫃'라고 하는 거란다. 귀중한 물건을 보관할 때 사용하였지. 잠깐, '궤櫃' 라는 한자를 살펴 볼까?

 

나무를 뜻하는 '목木' 자와 귀하다는 뜻의 '귀貴' 자를 더해 뜻을 만들었지.

 

잘 보면 '귀貴'자가 네모 안에 들어가 있지요? 귀한 물건은 잘 넣어 보관 하는 것처럼 글자에도 그 의미를 담은 것이지요.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樻' 자로만 쓰일 때도 있어요. 그래도 우리는 '중요한 것을 보관하는 궤'로 생각하면돼요.  

 

 

 

 

 

할아버지, 그런데 이렇게 큰 궤가 방 안에 들어갔을까요? 방 안에 놓으면, 저는 궤 안에서 자야 할 것 같아요. ㅜㅜ

 

 

 

허허허, 아마 저 궤 안에는 우리 똥강아지 10명은 들어갈 것 같구나. 

 

그렇지, 저렇게 큰 궤는 관청이나 향교, 아니면 절 같이 큰 규모의 공간에서 사용했단다.

 

안그러면, 우리 강아지 말대로 저 궤가 온 집안을 다 차지하고 있을 텐데, 생활이 어려웠겠지요.

 

 

 

궤를 설명하고 있는 신탁근 고문

 

 

할아버지, 그럼 저 안에는 무엇을 넣었을까요? 알라딘에 나오는 금은보화??!!

 

 

글쎄다, 저 궤를 사용하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할아버지는 절에서 사용하는 것을 봤었는데, 안에 승려들이 입는 옷과 공양할 때 사용하는 식기인 발우, 그리고 제사 지낼 때 필요한 그릇과 용품들이 들어 있었단다.  물론 중요한 문서나 책도 넣어 보관했었겠지요.

 

 

시우쇠 앞바탕과 무쇠로 만든 자물쇠

 

 

궤의 윗면(천판)으로, 호리병 모양의 경첩을 달아 장식하였다.

 

 

할아버지, 저기 또 궤가 있어요!! 어? 저 궤는 앞에 뭐라 글씨도 써있어요.

 

 

오~~잘봤구나, 저것도 '궤'가 맞단다. 앞쪽에 '신유사궤辛酉史櫃' 라고 적혀있구나.

 

 

 

 

신유사궤? 신유사궤가 뭐에요? 왜 이 궤는 특별하게 이름을 새긴거에요?

 

 

 

특별하게 궤에 이름을 새긴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요!  

'신유사궤辛酉史櫃''신유년에 관한 중요한 역사 기록물을 보관하는 궤' 라는 뜻이에요. 

'이 궤 안에는 이러이러한 내용들이 들어 있어요, 그러니 참고해 주세요.' 라는 뜻으로, 앞에 특별하게 이름을 새기지 않았을까 싶단다.

 

 

아~~ 그렇구나, 그럼 사람들이 이 궤만 보아도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추측할 수 있겠군요!

 

 

그렇지~~!!

 

 

'신유사궤'를 설명하고 있는 신탁근 고문.

이 궤는 관청과 같은 공공기관에서 역사 기록물을 보관하던 궤로 보이며, 위로 열 수 있도록 문을 천판쪽에 설치하였다.

 

 

 

 

할아버지!!  그럼 할아버지도 어렸을 때, 집에서 궤를 사용해 본적이 있어요?

 

 

그럼~~ 어렸을 적 집에서 사용했었지요. 그런데, 할어버지 집에 있는 궤는 오늘 박물관에서 본 것 보단 훨씬 작았지.

 

 

우와!! 그럼 할아버지 집에 있는 궤에는 어떤 물건을 넣었어요?

 

 

허허허, 그 이야기를 하니 갑자기 중학교시절이 생각나는 구나.

 

할아버지 어렸을 적 집에있던 궤에는 제사 때 사용하던 그릇이나 물건을 넣어 놨었지요. 그래서 어머니는 그 궤를 '그릇궤' 라고 부르셨었지. 그런데 할아버지는, 제삿날만 다가오면 냅다 도망쳤었지요.  

 

 

왜요??

 

 

왜긴, 제기 닦기 싫어서 도망친거지요. 허허허. 

 

제사 때만 쓰는 그 놋제기를 다시 윤이 나게 닦으려면 얼마나 고된지 우리 강아지는 알까 몰라요. ㅎㅎ

그 시절 제대로 된 연마제가 있었겠니. 제기를 닦으려면 먼저 기와를 곱게 빻아 채에 한 번 더 걸러 아주 고운 가루를 만들어 줘야해요. 그 다음 짚을 손에 딱 쥐기 좋게 접어 쥐고, 물에 살짝 적신다음 그 기왓가루를 묻혀 제기를 문질러 닦는거지. 그럼 그 놋제기가 아주 뽀~~예진단다.

 

그 작업이 얼마나 힘들던지, 제사만 다가오면 일부러 집에 안들어가곤 했었단다. 허허허.  

 

 

할아버지 어렸을적에는 그렇게 성실한 어린이는 아니었군요?!

 

 

예끼 이놈!! 허허허.

 

 

할아버지, 생각해보니깐 궤 안에는 중하지만 자주 사용하는 물건이 아닌 걸 넣었을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 처럼 제기나, 승복, 발우, 뭐 이런 것 처럼요.

궤 안에 안전하게 보관하였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잘 사용하고, 또 다시 사용할 때까지 안전하게 보관하는! 

 

그렇다면, 저는 책을 넣어 놓을래요. 중요하지만, 자주 꺼내 보지는 않는......

 

 

예끼!! 허허허.

 

 

헤헤헤, 장난이에요~~~!! 저한테 궤가 생긴다면 무엇을 넣을지 한 번 생각해 볼게요.

 

할아버지 우리 다음 유물 보러 가요!!!

 

 

그러자구나~~~

 

 

 

 

 

여러분은 궤에 어떤 물건을 넣어 보관하실 건가요? ㅎㅎ

 

글 속에 등장하는 유물은 온양민속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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