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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호로고루 깽판 스핀오프의 스핀오프] 포항 지진과 천안 성거산 백제 목곽

by taeshik.kim 2023.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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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 이전 근무 부서인 전국부로 복직하고 석달이 지난  2017년 11월 13일 문화재청 발굴제도과는 아래와 같은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니


천안 성거산 위례성에서 백제 시대 최대 목곽고 확인
- 발굴조사 성과 현장공개 설명회 개최 / 11.14. 오전 10시 -



천안 성거산 위례성(충청남도 기념물 제148호)에 있는 용샘(물웅덩이) 발굴조사 중에 백제 시대의 목곽고(木槨庫)가 확인됐으며, 오는 14일 오전 10시 현장공개 설명회를 개최한다.

* 발굴현장: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호당리 산 45번지 일원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의 허가를 받아 천안시(시장 구본영)와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원장 이종수)이 작년 6월부터 시행한 위례성 내 용샘에 대한 1차 조사에서 조선 시대 석축 우물을 확인하였는데, 올해 시행한 2차 조사에서는 백제 시대 목곽고가 나온 것이다.

복장 보면 알겠지만 이날 엄청 추웠다.



이 목곽고는 백제 시대에 처음 조성된 이후 통일신라 시대를 거쳐 고려 시대,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석축우물로 개축이 되면서 사용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에 확인된 목곽고는 평면의 사각 형태로 가로 550cm, 세로 545cm, 깊이 약 180cm의 크기로, 대전 월평동산성에서 나온 목곽고(520×521cm) 등 기존에 발견된 백제 시대 목곽고보다도 규모가 큰 편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백제 시대 목곽고 중에서는 국내 최대급 규모로 확인된다.

바닥에는 목재를 격자 형태로 결구(結構)하여 3×3칸의 규모로 조성되었다. 바닥 목재가 교차하는 지점에는 지름 12㎝ 구멍을 뚫고 하단에 촉을 만든 기둥을 끼웠는데 중앙에 4개, 외곽에 12개의 기둥을 세운 형태를 이루고 있다.

다양한 목재 가공기술과 목재를 활용한 건축기술을 확인할 수 있어 백제 시대 건축의 원형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

* 결구(結構):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맞물려 짜 맞추는 기법

천안 성거산 위례성은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기록에 따라 백제가 처음 도읍을 정한 도성(초도지)으로, 1984년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60호로 지정되었다가 1998년 충청남도 기념물 제148호로 변경되었다.

그간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에서 3차례(1989~1996년),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에서 2차례(2009~2010년) 발굴조사를 진행하여 위례성 성곽의 현황과 서문지 등을 확인한 바 있다.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 백제 시대 유물만 수습될 뿐 유적이 확인되지 않았던 위례성에서 백제 시대 유적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앞으로 위례성이 백제 시대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용도와 성격에 관한 새로운 연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장 공개는 이튿날이었으나 이 자리를 참관할 수 없던 나는 하루 휴가를 내어 그 하루 뒤인 15일 휴가를 내고는 서울서 차를 몰아 현장으로 내려갔다.

현장 사정을 모르기에 천안시청 담당 학예연구사 김은정한테 기갈하니 본인도 나오겠다 하면서 이르기를 산 중턱을 관통하는 도로가 있으니 어디를 찍고 거기다 차를 대고 있으면 조사단에서 안내를 할 것이라 해서 약속시간까지 닿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문제의 목곽고는 해발 오백미터인가 되는 꽤 높은 성거산 정상 바로 아래 있었으니 차를 댄 곳에서도 한참이나 등산을 해야 했다.

이날도 관심이 큰 사안이었던 듯 나 말고도 현장을 참관하겠다는 사람이 꽤 있어 조사단에서는 시간을 지정해 그쪽으로 모이게 한 다음 일괄로 양떼 몰듯 모아서 등반을 시작했으니 김은정도 마중 나와 같이 산을 탔다.

어릴 때야 이보다 더 험준한 산도 다람쥐마냥 타고 다녔지만 그건 선캄브리아 후기 때 일이고 나로선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었으니 한 시간 정도 등반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 가파른 편은 아니었지만 능선으로는 이미 찬바람이 꽤 몰아쳤고 낙엽이 수북히 쌓여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는데 숨은 턱턱 막혔다.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나는 아마 페이스북 생방도 곁들여가며 그런대로 새로운 현장을 본다는 분위기를 한껏 내기도 했다고 기억한다. 다행히 통신은 터졌다.

한데 그 어중간에 긴급기사가 날아들어 보니 포항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다는 급보였다.

그때 전국이 그 흔들림을 감지했을 대지진이었지만 성거산은 산인 까닭도 있겠고 무엇보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지진은 감지조차 못한 상황이었다.
 



그보다 한 해 전인가 경주대지진 때는 나는 서울 어느 아파트 고층에 있다가 흔들림을 감지했으니 그만큼 위력이 컸거니와 성거산에서 그에 버금하는 포항 지진은 전연 느끼지 못했으니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른갑다 했다.

당시 기록을 보면 포항 지진은 2017년 11월 15일 진앙을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점인 흥해읍 남송리에 둔 것으로, 오후 2시 29분 31초에 발생한 본진 규모는 ML 5.4에 달한다.

호로고루성 고구려 목곽 이야기가 나온 김에 그에서 비롯하는 스핀오프로 성거산 위례성 목곽고 이야기가 나와 다시 그 스핀오프로 포항지진을 상기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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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고루 깽판 스핀오프] 지키지 못한 목곽 (1) 천안 성거산 위례성 백제 목곽고

[호로고루 깽판 스핀오프] 지키지 못한 목곽 (1) 천안 성거산 위례성 백제 목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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