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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

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의 또 다른 호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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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년 전에 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이라는 난초 화가를 포스팅한 적이 있다. 참 묘하게도, 오늘 호운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하나 더 밝히고자 한다.

그의 난초그림은 꽤 많이 전하기는 하나 연대가 밝혀진 게 거의 없다. 그래서 작품의 편년을 알기 어려운데, 최근 그의 초년작으로 보이는 난초그림을 만났다.

제법 석파石坡를 배운 솜씨기는 하나 먹의 활용이 서툴다. 화제 글씨는 소호小湖 느낌이 강해서 그 연원을 짐작할 만 한데, 주목되는 것은 끝에 찍은 낙관인이다.




'박주항인' 아래가 '호운'이 아니고 '벌연筏硯'인 것이다. 벼루 연硯자는 아마 아버지 수연壽硯 박일헌朴逸憲의 호에서 땄을 테고(그런 사례는 많다. 예컨대 琳田 조정규의 손자가 小琳 조석진인 것처럼) 뗏목 벌筏자는 어디서 유래했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특이한 호인데, 지금까지 알려진 적은 딱히 없는 것 같아 여기 이렇게 적어둔다.

화제가 퍽 일품이라 풀어 옮기면 다음과 같다.

돌은 말을 하지 못하고 꽃은 말이 없다지만
石不能言花無語
비바람 불면 맑은 소리가 빈 골짜기에 가득하네
淸聲空谷風兼雨


***  추보 ***

<잘못 고백>

박주항의 또 다른 호를 벌연筏硯이라 읽었는데, 다시 살피니 조릿대 소筱를 써서 소연筱硯이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박주항 선생과, 글을 읽으신 분들께 큰 잘못을 저질렀기에 바로잡습니다. (202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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