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나라고 무슨 뾰죽한 쾌변快便이 있으리오?
The sun setting over Mt. Seondosan, seen from the Site of Main Hall of Hwangryongsa Temple, Gyeongju Photo by Seyun Oh
그럼에도 그 실체 오리무중인 美를 절감하는 순간만큼은 대략 알아차리니,
문득 시리도록 보고픈 사람을 떠올리게 하면 그 장면이 美요,
그때 떠오르는 사람이 진정한 너의 사랑이라는 것이다.
조울증 혹은 우울증 환자가 아닐진대,
마양 죽고픈 마음이 들면, 그런 상념을 문득 키운 경관이 곧 美라고 보면 대과가 없다.
경주 황룡사터에서 그 서쪽 산도산 너머 해 지는 광경 본 적 있는가?
보아도 보아도 물리지 않는 명장면,
그래서 언제나 그 자리 그 순간에 서면 가슴 아리며,
언제나 그 아린 과거가 파로라마처럼 롤을 이뤄 흘러가며,
목놓아서는 사는 게 왜 이리 좆같냐 부르짖고픈 그런 장소요 그런 시간이다.
The sun setting over Mt. Seondosan, seen from the Site of Main Hall of Hwangryongsa Temple, Gyeongju Photo by Seyun Oh
그 붉음을 나는 늘 경이하며 찬탄한다.
저 풍광, 천년 전 신라인들은 결코 맛보지 못했을 것이로대, 그들에게 황룡사는 폐허가 아닌 까닭이다.
혹 그들 중에 목탑에 올라 더 황홀한 낙조를 감상하며,
천년 뒤 중년에 이른 세월을 한탄하는 어떤 이와 사뭇 엇비슷한 상념에 젖은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선도산 낙조가 뿜어낸 붉음에 2월 꽃보다 붉다는 서리맞은 가을단풍이 견줄 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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