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님, 전시되어 있는 음식 모형들 정말 맛있게 생겼어요! 하나 먹어보고 싶어요. ㅎㅎ
어쩜 이렇게 진짜 같이 만들었어요? 이 음식 모형들도 혹시...저보다 나이가 많은가요?
그럼 많고말고? 여기서 너보다 나이 어린 물건은 없을 기다. 1978년 개관한 해에 거의 완성되어 전시되었으니, 당연 너보다 열살은 넘게 많을 게다.
아, 그럼 저보다 스무살은 많겠네요.ㅎㅎ
허허허 그래 그런 걸로 치자.
고문님, 여기 회갑연 전시에 있는 음식들이 정말 정성스럽게 차려진 것 같아요. 정성스럽게 쌓은 송편이며, 대추며, 과일이며. 뒤에 백수백복도까지, 누가봐도 오래노래 살라는 의미를 팍팍 담은 것 같아요.
그렇지? 지금 보아도 참 맛갈스럽고 정갈하게 차렸지.
네네! 이런 정성스러운 회갑상을 받는 분은 누구였을지, 참 부러워요!
예끼! 벌써 회갑상 타령이느냐. 허허허.
이 회갑상은 당시 황혜성선생님 부군 회갑상 재현한 것이란다. 물론 회갑상 음식은 선생님께서 직접 준비하시고 만드셨지.
우와!! 궁중음식 기능 보유자이신 그 황혜성선생님이요?
그렇단다. 회갑상을 차릴 때가 아마 1975년 정도였을 게다. 벌써 40여년이 훌쩍 넘었구나. 허허허. 황혜성 선생님의 고향은 온양 근처 천안이기도 하셨고, 온양민속박물관 설립추진위원회 위원 중 한 분이셨지.
우리 박물관 전시 준비를 많이 도와주셨지. 특히 상설전시실에 전시한 음식 모형을 만들 때, 도움을 많이 받았지.
* 온양민속박물관 설립추진위원회 (결성 1975.9.20.)
김원대, 강주진, 손보기, 예용해, 오정환, 임동권, 장주근, 정영호, 황혜성
그렇군요! 그럼 여기 전시실에 있는 음식 모형들은 황혜성 선생님의 손길이 닿아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런데 황혜성 선생님 만큼이나 우리 음식모형 전시에 도움을 많이 주신 분이 계시지.
바로, 당시 음식모형을 제작하는 곳인 ‘한국미연’의 영업부장이었던 현영길 대표란다. 지금은 ‘현기획’ 대표로 활동하며 여전히 전국의 박물관에 필요한 모형 제작 등 컨텐츠 제작을 하고 있지.
아!! 저번에 박물관 오셔서 구운 조기 모형 주고 가신 분이요?! 설립 때부터 박물관과 인연이 있으셨군요!
그럼 그럼. 모형을 만들려면 실제로 음식 차림을 보아야 제작할 수 있잖니. 그래서 황혜성 선생께서 음식을 차리시면 딸인 한복려 선생(현 궁중음식연구원 원장)이 그걸 머리에 이고 중부시장으로 가요. 그럼 현영길 대표가 부지런히 보고 모형을 제작하였지.
한 번에 많은 음식을 만들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음식모형을 제작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단다.
정말 그때는 어떤 힘으로 그렇게 준비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아마 못할 것 같아요. ㅜㅜ 고문님! 황혜성 선생님 댁 갔을 때, 다른 에피소드는없었어요?
이거시 아주 공짜로 들으려고해!
목마르시죠? 유자차 타드릴게요! 알려주세요~~~!! ㅠㅠ
허허허. 황혜성 선생님이 음식을 다 차리고 사진 찍고, 스케치 한 다음에 그 음식들을 다 어떻게 하겠니? 먹을 것이 귀할때일 뿐더러 더구나 황혜성 선생님이 만든 진귀한 음식인데. 다 우리 몫인거지. 허허허.
그래서 가끔 이제는 돌아가신 장철수 선생은 작은 병을 들고가선 음식을 먹을 때쯤 그 병을 슥 꺼내요. 그럼 선생님이 다 아시면서도 “어디서 술 냄새가 나는데.” 하시면 장철수 선생은 아무렇지 않은 척 “이건 물인데요.” 하곤 했지.
장철수선생님이 약주를 좋아하셨나봐요. ㅎㅎ
허허허. 그랬지. 그때는 나도 술을 조금 마셨고. 한창 나이 때인데, 그 맛있는 음식과 술에 얼마나 신이 났겠냐. 그때 생각이 나는 구나. 허허허.
다음 현대표 오기로 했으니, 그때 같이 얘기 더 나누자구나.
네네 고문님. 저도 음식 모형 계속 보고 있으니 배고파요.
허허허. 그래그래 벌써 밥때가 됐구나. 밥먹으러 가자.
*박물관 전시실에 있는 음식 모형을 보고있으면... 배가 고파. 마이 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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