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같은 동물은 이 쪽만 전문으로 파는 그네들 리그가 따로 있어, 그네들이 그 생물 종에다가 고유 이름을 부여해서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어 이를 학명 學名 scientific name 이라 한다. 저 중에서도 학명은 일종의 콩글리시 냄새가 완연한데, 동아시아문화권 어디에서 먼저 쓰기 시작한 말인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주체로 쓰기 시작한 용어가 아닐 가능성 99.99%다. 우리네 발상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명명법이기 때문이다.
저 학명은 칼 폰 린네 Carl von Linné (1707~1778)라는 스웨덴 식물학자가 시작한 것으로, 식물을 어떤 기준에 따라 분류할 필요가 있어 개발한 시스템이라, 당시까지만 해도 좀 잘난 체 하려면 라틴어 흉내를 내던 시절이라, 이 라틴어 조어법으로 생물종을 분류하기 시작해 현재에 이른다.
문제는 이 라틴어 명명법을 요새 저쪽을 전공하는 사람들도 매양 사전을 찾아봐야 할 정도로 사어死語가 되어 버렸지만, 그러는 한편으로 그런 사어가 주는 묘한 권위 혹은 신비가 있어 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뭔가 폼새 난다.
그래서 저런 놀음은 그걸로 똥폼내는 놈들이라 해쳐먹으라 하고, 그런 까닭에 통칭이 언어권별로 따로 있기 마련이다. 그런 언어권별 통칭을 요새 득세하는 영어를 한국어와 비교해 일별하면 , 대응관계가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다.
예컨대 우리가 고니 혹은 백조白鳥라 부르는 겨울철새는 영어권에서는 그냥 편하게는 swan 이라 하고, 그것이 주되게 거주하는 지역을 기점으로 tundra swan 같은 식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들과 한국어 고니 혹은 백조는 그 어떤 직접 대응관계를 찾을 수 없다.
한데 아주 가끔 영어를 직역한 듯한 느낌을 주는 이름도 없지는 아니해서 흰꼬리수리 가 그에 해당한다. 흰꼬리수리...이거 조류에 조예가 없는 사람도 그 이름만 들으면 아 꼬랑지가 흰색인 (독)수리 종류 아닌가 대뜸 하거니와, 실제 그 생김이 천상 이래서 수리 종류 중에서도 유독 흰꼬리가 대단히 인상적이다.
Haliaeetus albicilla...어차피 알아들을 사람이라 해 봐야 지구상 몇 명 되지도 않는다. 이걸 우리가 흰꼬리수리 라 하는 새라, 한데 신통방통하게도 영어권에서도 이 새를 white-tailed eagle 이라 부르곤 한다. 이 수리는 수리 중에서도 물가, 특히 해상을 무대로 물고기를 잡아먹는 sea eagle 이다.
이 친구들은 탐조 探鳥 birding or bird watching 업계에서는 특히 좋아한다. 독수리가 주는 그 육중한 무게감과 위압성, 물고기를 나꿔채기 순간과 그 전후에 전개하는 그 리드미칼한 역동성이 특히 매력이 아닌가 한다. 이 수리 종류는 덩치가 하도 커서 실상 촬영하기가 생각보다는 쉽다. 웬간한 망원렌즈 갖추면 그런 대로 찍는 흉내는 낸다.
이 흰꼬리수리가 한반도에서 포착되는 패턴을 보면 우선 계절로 보면 겨울철새라 이 시즌에 집중하고, 지역으로 보면 동해안 쪽에서 집중 포착된다. 우리 공장에서는 다행히도 이 동해안을 따라 이 친구를 추적하는 기자가 제법이라, 특히 우리 강릉 주재 유형재 기자가 남대천을 중심으로 이 친구들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근자는 해변인지 강가에서 골프공을 갖고 노는 장면까지 포착되어 한바탕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발바닥으로 굴리다, 주디로 물었다가 하다가 마침내는
저런 막대기를 주디에 물고는 골프공을 굴리기도 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니 저런 흰꼬리수리를 어찌 애정하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문제는 저놈들이 한강 같은 데서는 보이지 아니하는 듯한데, 혹 모르겠다 출몰하는 데가 있는지는.
그래서 나는 아직 저 놈을 제대로 갖고 논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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