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 올림픽이 이짝에서 개최될 때 나는 체육부 소속이었다. 우리 공장 체육부에서는 1명인까 빼고는 몽땅 현지로 갔는데, 선발대와 후발대로 나누었으니, 나는 선발대에 포함되어 아마 만 28일간 애틀랜타 생활을 했다.
국제면허증을 발급받아 갔으니, 교외에 잡은 마리아 호텔인가에서 시내 중심가 코카콜라와 CNN 본사 근처에 마련된 미디어센터로 출퇴근하면서 렌트한 차도 내가 주로 몰았다.
기자들은 보통 일단 미디어센터로 출근하고 해당 경기장이라든가 중요 회의장을 오가며 취지했다. 보통 이런 대형 이벤트 취재를 나가면 매일매일이 녹초가 된다.
1996년 애틀랜타는 올림픽 개막 전부터 그 여름 더위가 문제로 대두했다. 애틀랜타 현지에 있는 말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더위가 혹독해 그 Atlanta를 하틀랜타 Hotlanta 라고 언론에서 표현하기도 했다.
한데 서울 여름이랑 애틀랜타 여름을 비교하니, 덮기는 하나 애틀랜타는 그런대로 견딜만 했으며, 외려 서울보다 사정이 나았다. 수은주는 비록 40도 가까이 치솟은 날이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기야 서울 무더위야 오죽 악명이 높은가? 그럼에도 우리는 주구장창 하틀랜타라는 말을 기사에 쓰야 했다.
하도 의아해서 내가 "별로 덮지도 않은데 기사 계속 이렇게 쓰야 하냐?"라고 불만을 표시했더니 어떤 선배가 그랬다.
"야 이 놈아, 그렇게 쓰야 넘들이 고생하는 줄 알아."
그래서 1996년 애틀랜타는 열라니 더워야했다. 그건 당위였다. (2018. 1. 2)
#애틀랜타올림픽 #하틀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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