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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100년 전 사람들이 본 ‘전기부채’ 선풍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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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선풍기가 도입된 것은 1910년대로 보인다. 일본은 그보다 몇 년 앞선 1905~6년 경에 도입됐는데, 처음에는 선풍기라는 이름 대신 ‘전기부채’라고 불렀다고 한다.

당시 선풍기 한 대 가격은 동경에서 37~8원. (참고로, 1915년 당시 평양축산조합에서 거래된 큰 소 한 마리 값은 32원, 일주일 일정의 금강산 관광 회비가 28원이었음)

초창기에는 선풍기 바람이 몸에 해롭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한다.

앞 사진은 1918년 8월 3일자 <매일신보>에 실린 선풍기 관련 기사를 풀이한 것이다.

<위생상으로 본 선풍기, 주의만 하면 유익>
요사이 일기가 한참 더운 까닭으로 한참 세 나는 것이 부채와 선풍기扇風機이다. 동경東京 같은 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경성京城에서도 요리집, 이발소 같은 데를 위시하여 각 상점, 사무실, 내지인內地人(일본인) 각 가정에까지 소위 전기부채라는 선풍기를 놓는 터이므로 값이 자꾸 오르는 데도 상관없이 자꾸 팔린다고 한다.

이 선풍기라는 조선에 온 지는 몇 해가 되지 않았고, 일본에도 명치(明治) 38~9년(1905~6년)께 왔다는데 그때는 동경에서도 선풍기라는 말이 없고 ‘전기부채’라고 하였으며, 당초에는 팔리지 않아서 그 기계를 수입하였던 상인들이 아주 낭패를 당하였다고 한다.  

이 선풍기는 작년까지 서양에서 오는 것을 쓰더니 금년부터는 일본에서 만든 것밖에 없는데 그 까닭은 선가(船價/뱃삯)이 비싸서 (외국에서) 사서 팔 수 없는 이유와 일본에서도 서양 것 못지 않게 만들게 된 두 가지 까닭이 있다고 한다. 

선풍기의 금년 시세는 동경에서 한 대에 37~8원 이상이라고 한다. 근래 선풍기 바람을 직접 받으면 해롭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나 선풍기를 벽으로 향하여 놓고 되받아 나오는 바람을 쐬면 제일 좋다고 한다. 선풍기 바람에 대하여 위생가(衛生家)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썩은 공기와 먼지를 일으켜 위생에 좋지 못하다는 말도 있으나 내 생각으로는 선풍기를 놓는 집이면 상류나 중류 가정인즉 방안에 먼지가 그리 많을 리도 없고 설령 폐결핵 환자가 그 앞에 선다고 할지라도 사람이 가리워 선 이상에는 그 뒤로는 바람이 나가지 아니하는 것인즉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바이며, 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연극장 같은 곳에서는 선풍기가 서늘한 공기를 교환하는 것이 도리어 위생에 좋을 줄로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상중(上中) 가정에서 아이들에 자는 곳에 선풍기를 틀어 놓으면 아이들이 잘 잘 걸로 생각하는 데 그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사람이 잠자는 동안에는 몸이 쉬는 데 그 쉬고 있는 사람에게 바람을 쐬면 몸이 너무 식어서 감기가 드는 일이 많으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그런 일이 많은즉 밤에 잘 때는 항상 주의하여 선풍기를 꺼야 합니다.”

 

*** 

정운현 형 글이다. 

선풍기는 전기 없이는 구동할 수 없다. 

저 선풍기가 내 고향에는 1970년대에야 들어왔다는 사실. 

내가 이건 또렷이 기억한다. 

내가 국민학교 들어가고 난 직후 내 고향엔 전기가 들어왔다! 

그 전기란 요물도 걸핏하면 정전이 되었지만 말이다. 것도 꼭 홍수환 권투경기하는 순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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