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소바인은 거인족, 그 발견 이야기(2)

하얼빈 두개골, 여러 각도에서 촬영. 출처: Ni 외/Cell, 2021

 
데니소바인, 마침내 얼굴을 드러내다!

데니소바인, 마침내 얼굴을 드러내다!

 

앞서 이 엄청난 소식을 우리는 즉각 타전했거니와, 역시 이 발표가 주는 충격파가 여간 대단한 것이 아니어서 각종 후속 보도가 쏟아진다. 

다음은 Ancient Origins 19일자에 수록된 관련 아티클 전문이다.

앞서 전한 저 소식과는 묘하게 보완적인 대목이 적지 않다. 


10년이 넘게 데니소바인은 인류학에서 가장 신비로운 사촌으로 여겨졌다.

그들의 존재는 거의 전적으로 고대 DNA, 아이의 새끼손가락 뼈, 그리고 인류 집단 사이에 여전히 떠도는 유전자에 대한 소문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바뀌었다.

Science와 Cell에 발표된 두 편의 놀라운 새 논문에서, 연구진은 중국 하얼빈에서 발굴된 거대한 두개골(일반적으로 '드래곤 맨Dragon Man'으로 알려졌으며 원래는 호모 롱기Homo longi라고 불렸다)이 데니소바인의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화석화한 치석의 몇몇 잘 지워지지 않는 점들 덕분에 과학자들은 마침내 "이것이 바로 데니소바인의 모습이었다!"라고 선언할 수 있게 되었다!

우물 속 두개골: 모든 것의 시작

드래곤 맨의 이야기는 발굴지나 동굴이 아닌 중국의 버려진 우물에서 시작되었다.

1933년, 하얼빈에서 한 토목 공사자가 매우 잘 보존된 사람 두개골을 발견했다.

당국이 그것을 압수할까 봐 두려워 그는 그것을 숨겼다.

2018년, 말년에 이르러서야 그는 가족에게 사실을 털어놓았고, 가족은 그 두개골을 수거하여 기증했다.

두개골은 거대했다. 튀어나온 눈두덩, 납작한 얼굴, 넓은 코, 턱이 없었고, 대부분의 현생 인류보다 큰 뇌 용적을 지니고 있었다.

2021년 중국 연구진은 그 특이한 외형과 최소 14만 6천 년으로 추정되는 나이 때문에 이 두개골을 신종인 호모 롱기Homo longi("드래곤맨")로 보고했다.

데니소바인 소녀의 치아, 동남아시아 데니소바인에 대한 최초의 물리적 증거!
유전학 연구, 데니소바인이 신화 속 라크샤사Rakshasas였음을 시사

하지만 다른 연구자들은 확신하지 못했다.

베이징 척추동물고생물학 및 고인류학 연구소 Institute of Vertebrate Paleontology and Paleoanthropology 유전학자 차오메이 푸Qiaomei Fu는 이 두개골이 찾기 힘든 데니소바인의 것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결국 특징, 연령, 위치가 모두 일치했지만, 확증을 위해서는 더 확실한 것, 즉 분자molecules가 필요했다.

푸는 2010년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Denisova Cave에서 발견된 새끼손가락 뼈에서 최초의 데니소바인을 발견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그 이후 DNA 분석 결과,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가 데니소바인과 교배하여 멜라네시아와 동남아시아 특정 지역 출신 개체에게 최대 5%의 유전적 유산을 남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데니소바인의 두개골이 확실하게 발견된 적은 없었다.

"15년 만에 데니소바인에게 얼굴을 부여하게 됐다."

그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말 특별한 느낌이고, 정말 행복하다."

디지털로 복원한 '드래곤맨' 얼굴. (Nobu Tamura/CC BY-SA 3.0)

드래곤맨의 단단한 뼈와 어금니에서 DNA를 추출하려는 초기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예상한 부위는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마지막 시도 끝에 푸 연구팀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곳, 바로 석회화한 치태calcified dental plaque 한 조각으로 돌아갔다.

그 딱딱한 치태 0.3밀리그램에서 그들은 금맥을 찾아냈다.

어머니에게서 자식으로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뿐만 아니라 하얼빈 두개골의 진위를 확인하는 데 충분한 데니소바인 특이 유전자 변이까지 발견한 것이다.

동시에 두개골 내이 inner ear 부위의 고대 단백질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역시 매우 의미심장한 발견이었다. 

단백질체 정보는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티베트 고원 턱뼈와 이빨 등 다른 데니소바인 유해와 일치했다.

DNA와 단백질 검사를 종합해 보면, 드래곤맨이 데니소바인이라는 사실에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드디어 데니소바인: 얼굴을 찾다

"이것은 데니소바인 개체군에 대한 최초의 상세한 형태학적 청사진이다"고 연구진은 기술했다.

한데 저 얼굴은 뭐지?

거대하고 넓적하고 투박해. 하얼빈인Harbin man(아마도 남성)은 두꺼운 눈썹뼈, 넓은 눈구멍, 납작한 볼, 그리고 매우 큰 뇌를 가지고 있었다. 

이전에 데니소바인 어금니와 턱뼈에서 나온 단서들은 그들의 덩치를 암시했지만, 하얼빈인류는 이를 확증한다.

그들은 인류의 거인족으로, 아마도 시베리아의 추위와 티베트 같은 산악 지역에 적합했을 것이다.

고인류학자 사만다 브라운Samantha Brown은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와의 인터뷰에서 "데니소바인은 인류 역사상 진정한 '거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오랫동안 건장한 사촌으로 여겨졌던 네안데르탈인조차도 데니소바인과 대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얼빈 두개골의 명명에는 문제가 있다. 

2021년, 이 두개골을 최초로 명명한 연구자들은 새로운 종명인 '호모 롱기(Homo longi)'를 제안했다. 

하지만 더 많은 분자 증거가 축적되고 데니소바인임을 뒷받침하는 상황에서, 이 두개골의 명칭을 수정해야 할까?

고인류학자들은 의견이 엇갈린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 크리스 스트링거Chris Stringer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호모 롱기(Homo longi)를 더 넓은 데니소바인 집단에 적용하는 것을 지지한다.

데니소바인 유전체를 최초로 시퀀싱한 노벨상 수상 고유전학자 스반테 파보(Svante Pääbo)를 비롯한 다른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모두와 교배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처럼 가까운 인류 친척에 대한 종 명칭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데니소바인 발견의 새로운 장

이번 발견은 동아시아 인류 진화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던 바를 재정립한다.

수십 년 동안 데니소바인은 손가락 뼈, 어금니, 턱뼈 조각과 같은 화석 조각으로만 알려졌다.

이제 과학자들은 완전한 두개골을 확보하여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이는 중국,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의 다른 의문스러운 화석들을 재고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연구 결과, 미스터리한 데니소바인이 인류와 여러 차례 교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새로운 데니소바인 턱뼈 화석, 대만 해안에서 발견

이미 대만 펑후 해협Penghu Channel에서 발견된 턱뼈와 티베트 바이시야 카르스트 동굴Baishiya Karst cave의 뼈 퇴적물 등 새로운 데니소바인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하얼빈 사례를 통해 향후 추가적인 발견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

또한 이 연구는 데니소바인이 광대한 서식지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이동하고, 적응했는지에 대한 새로운 연구의 문을 열어준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고고학자 벤스 비올라Bence Viola는 New Scientist에 "이처럼 잘 보존된 두개골을 통해 데니소바인을 매우 다양한 지역에서 발견된 훨씬 더 많은 표본과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드디어 데니소바인이 기후, 이동성, 심지어 사회적 행동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차오메이 푸에게 이는 마치 원점으로 돌아온 순간과 같다.

새끼손가락 조각에서 온전한 두개골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삶은 이 미스터리한 혈통과 얽혀 있다.

이빨 하나, 두개골 하나, 그리고 끈기 있는 과학자 덕분에 마침내 얼굴이 탄생했다!
 

데니소바인, 뼈 한 조각이 부른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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