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박헌순 한국고전번역원
한문은 30문항 50점 만점이다.
1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옛그림을 보여주고 그림에 대한 대화 내용을 가설한 뒤에 그림속에 쓰여져 있는 화제 글씨 구절 하나를 따와서 빈칸넣기를 한 것.
‘老幹含春意’를 ‘老幹含( )意’로 문제를 내고. 그 뜻을 ‘늙은 줄기는 봄의 뜻 머금었고’라고 해석을 붙여놓은 것.
이런 문제는 앞에 나오는 그림을 감상하거나 지문의 대화내용을 읽는 수험생은 시간을 다 까먹으니 바보.
그림을 안 보고 지문을 안 읽어도 ‘봄’이라는 글자가 어느 것인지 알면 다 풀 수 있는 문제.
다시말해 그림과 지문은 아무 의미없는 것.
이런 문제가 해마다 출제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2번: ‘仕’자를 아느냐 묻는 문제.
3번: 本末, 大小, 海洋, 可宅 중에 서로 상반되는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를 묻는 문제.
4번: 바람과 물결,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뜻하는 한자어를 묻는 문제. ‘風波’를 알면 끝.
5번: ‘旅券’을 아느냐 묻는 문제. 그런데 대만에서는 ‘護照’라고 한다는 설명을 붙여놨다.
5번문항에서는 해마다 어떤 단어를 묻는데, 꼭 ‘타이완에서는 ~~라고 한다’는 설명을 붙여서 낸다.
한국 한문시험에 굳이 왜 ‘타이완 단어’를 예를 들어 설명하는지 좀 이상함.
6번: 해마다 6번문항은 십자말 빈칸넣기.
대개 한문 성어 2개를 가로세로 겹치게 해서 낸다.
‘같은 무리끼리 서로 사귐’과 ‘이름과 실상이 서로 부합함’을 뜻하는 단어 ‘類類相從’과 ‘名實相符’의 공통빈칸 ‘相’을 묻는 문제이다.
다만, 오류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같은 무리끼리 서로 사귐’은 ‘유유상종’을 설명하는 풀이말로는 2퍼센트 부족한 설명이다.
저 ‘從’자는 ‘交’자랑은 약간 어감이 다르기 때문. 따라서 ‘서로 사귐’이라고 하기보다는 ‘서로 어울려다님’쯤이 맞다.
7번: ‘雲集’의 뜻을 묻는 문제.
8번: ‘慣性’의 뜻을 묻는 문제.
9번: ‘東問西答’의 뜻을 묻는 문제.
10번: ‘共感’의 뜻을 묻는 문제.
11번: ‘附和雷同’의 뜻을 묻는 문제.
12번: ‘修己治人’의 뜻을 묻는 문제.
13번: <열자>라는 책에서 출제.
‘取金之時, 不見人, 徒見金.’ 이 구절이 ‘탐욕을 경계하는 말’임을 아는지를 묻는 문제. 다소 완성도가 떨어지는 문제.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것은 보이지 아니함’의 뜻도 들어있을 수 있는 구절임.
14번: ‘一紙之輕, 兩力易擧’과 관계있는 것은? 一心協力.
이 문제도 오류는 아니지만 완성도는 다소 부족.
‘가벼운 종이 한 장도 두 사람이 마주들면 들기가 더 쉽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의 뜻이 과연 ‘한 마음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라는 뜻만일까?
언어의 오묘함.
15번: ‘言其所(長), 不稱其所短’(순자) ‘善學者, 假人之(長), 以補其短’(여씨춘추) 괄호안의 ‘長’자를 선택하는 문제.
그 장점을 말하고 그 단점을 일컫지 않는다. 배우기를 잘 하는 자는 남의 장점을 빌려서 자기의 단점을 보완한다.
이 정도의 한문구절은 굳이 순자나 여씨춘추까지 안 가도 무지무지 많음.
16번: ‘믿음=信’을 아는지를 묻는 문제.
17, 18번: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心不在焉 視而不見’의 뜻을 묻고, ‘味’를 찾는 문제.
‘마음이 없으면 아무리 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번역했는데, ‘아무리’같은 부사어는 군더더기다.
‘心不在焉’도 ‘마음이 없으면’인지 ‘마음이 그곳에 없으면’인지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
19번: <서경>에서 출제했는데 사서삼경 출제범위가 확장되는 것은 바람직함.
‘無面從退有後言’의 뜻을 묻는 문제.
단, <서경>대로 주어를 넣어서 ‘汝無面從退有後言’이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임.
‘너는, 면전에서 추종하는 체하고 물러나서 뒷말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의 뜻.
20, 21번: ‘治體之汚隆 係乎人材之盛衰 人材之盛衰 關乎學校之(興廢)’ ‘興廢’의 독음을 묻는 문제.
글의 내용을 대략 아는지 묻는 문제.
22, 23번: ‘師生之間 尤當以禮義相先 師嚴生敬 各盡其道 其嚴非相厲也 其敬非受屈也 而皆主於禮’의 뜻을 대략 아는지 묻는 문제.
‘禮義’와 글자 짜임새가 대등병렬로 같은 ‘山川’을 고르는 문제.
24, 25번: <맹자>에 나오는 ‘於不可已而已者 無所不已 於所厚者(薄) 無所不薄也 其進銳者 其退速’의 뜻을 대략 아는지 묻는 문제.
괄호안에 ‘薄’자를 찾아넣는 문제.
26, 27번: ‘自作漢陽客 一年家信稀 孤雲有秋色 獨向遠山歸’, ‘渭城朝雨浥輕塵 客舍靑靑柳色新 勸君更盡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 두 시의 내용을 대략 아는지 묻는 문제.
시에 나오는 稀, 孤, 歸, 新, 更의 뜻을 아는지 묻는 문제.
이런 문제도 눈치빠른 학생은 ‘更’이 독음이 ‘경’과 ‘갱’ 두 가지가 있으니, 이걸 묻는 것임을 눈치챌 수 있음.
몰라도 찍으면 됨. 문제 완성도가 다소 미흡.
시의 내용을 파악하는것은 고교수능문제로는 다소 고난도.
28, 29, 30번: <임하필기>에 나오는 ‘版圖判書朱悅 (性伉直) 嘗以事 至相府 宰相言 悅坐聽 宰相語吏曰 宰相有言 宜伏地聽 悅曰 然則君上之言 將掘地聽 終不屈’의 대략의 뜻을 묻는 문제.
嘗과 終의 뜻을 묻는 문제.
상황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지문과 일치하는 그림을 찾는 문제.
이런 그림문제는 한문셤에서는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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