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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2024 수능 국어문제 25번 문제를 생각한다 by 박헌순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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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수능 국어문제 하나 풀어보기로 하자.

제25번 해당 지문은 다음과 같다. (괄호 표시는 밑줄 대신 임의로 넣었다.)


(다) 나는 이홍에게 이렇게 말했다. “ⓐ (너는 잊는 것이 병이라고 생각하느냐?) 잊는 것은 병이 아니다. 너는 잊지 않기를 바라느냐? 잊지 않는 것이 병이 아닌 것은 아니다. ⓑ (그렇다면 잊지 않는 것이 병이 되고, 잊는 것이 도리어 병이 아니라는 말은 무슨 근거로 할까?)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는 데서 연유한다.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잊는 것이 병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잊는 사람에게는 잊는 것이 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 (그 말이 옳을까?) 천하의 걱정거리는 어디에서 나오겠느냐? 잊어도 좋을 것은 잊지 못하고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잊는 데서 나온다. 눈은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고, 귀는 좋은 소리를 잊지 못하며, 입은 맛난 음식을 잊지 못하고, 사는 곳은 크고 화려한 집을 잊지 못한다. 천한 신분인데도 큰 세력을 얻으려는 생각을 잊지 못하고, 집안이 가난하건만 재물을 잊지 못하며, 고귀한데도 교만한 짓을 잊지 못하고, 부유한데도 인색한 짓을 잊지 못한다. 의롭지 않은 물건을 취하려는 마음을 잊지 못하고, 실상과 어긋난 이름을 얻으려는 마음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는 자가 되면, 어버이에게는 효심을 잊어버리고, 임금에게는 충성심을 잊어버리며, 부모를 잃고서는 슬픔을 잊어버리고, 제사를 지내면서 정성스러운 마음을 잊어버린다. 물건을 주고받을 때 의로움을 잊고, 나아가고 물러날 때 예의를 잊으며,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제 분수를 잊고, 이해의 갈림길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잊는다. ⓓ (먼 것을 보고 나면 가까운 것을 잊고, 새것을 보고 나면 옛것을 잊는다.) 입에서 말이 나올 때 가릴 줄을 잊고, 몸에서 행동이 나올 때 본받을 것을 잊는다. 내적인 것을 잊기 때문에 외적인 것을 잊을 수 없게 되고, 외적인 것을 잊을 수 없기 때문에 내적인 것을 더더욱 잊는다. ⓔ (그렇기 때문에 하늘이 잊지 못해 벌을 내리기도 하고, 남들이 잊지 못해 질시의 눈길을 보내며, 귀신이 잊지 못해 재앙을 내린다.) 그러므로 잊어도 좋을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서로 바꿀 능력이 있다.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서로 바꾸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잊어도 좋을 것은 잊고 자신의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잊지 않는다.” - 유한준, 잊음을 논함 -


문제 25번.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제시된 정답은 3번이다.)

① ⓐ : 잊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전개하기 위한 물음이다.

② ⓑ : 잊음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 위해 던지는 물음이다.

③ ⓒ : 잊음에 대해 ‘나’가 제시한 가정적 상황이 틀리지 않았음을 강조하기 위한 물음이다.

④ ⓓ : 잊지 못하는 것과 잊어버리는 것의 관계를 대비적 표현을 통해 제시하며 잊음에 대한 ‘나’의 생각을 드러내는 진술이다.

⑤ ⓔ : 잊음의 대상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열거하여 잊음에 대한 ‘나’의 생각이 옳음을 강조하는 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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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문은 한문고전 번역문인데, 해당부분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 女病女之忘乎? 夫忘之非病也. 너는 너의 ‘잊음’(건망증)을 병이라고 여기느냐? ‘잊음’은 병이 아니다.

ⓑ 夫不忘之所以爲病, 而忘之所以爲非病者, 何也? ‘잊지 않음’을 병이라 하고 ‘잊음’을 병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어째서인가?(자문자답의 자문)

夫可忘而不忘而謂之忘是病也, 則是將以不可忘而忘之而謂之忘非病也, ⓒ而可乎?

‘잊어야 할 것’을 잊지 않고서 ‘잊음은 병이다.’라고 한다면, 이는 장차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고서 ‘잊음은 병이 아니다.’라고 할 것인데, 그래도 될까?

ⓓ 遠忘近, 新忘舊, 먼 것을 보고 나면 가까운 것을 잊고, 새것을 보고 나면 옛것을 잊는다.

ⓔ 是故 그렇기 때문에
天, 不能忘, 或降之罰, 人, 不能忘, 或贈之嫉, 鬼神, 不能忘, 或享之孽.
하늘은, 잊지 못함에 대해 혹 벌을 내리기도 하고, 사람들은, 잊지 못함에 대해 미워하기도 하고, 귀신은, 잊지 못함에 대해, 흠향하지 아니하기도 한다.

[제시된 3번보다는 2번과 4번이 정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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