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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24년 만에 다시 보게 된 문화재청 학예직 고공단 국장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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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6월 16일 나는 아래와 같은 기사를 썼다.


문화재청 문화유산국장에 학예직 발탁

(서울=연합뉴스) 김태식기자 = 문화재청(청장 서정배)은 16일자로 국·과장급 간부직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문화재청이 문화재관리국에서 청으로 승격한 뒤 처음 이뤄진 것으로 문화재기획국장에는 이돈종李敦淙 옛 문화재관리국 문화재기획관이 승진했으며 문화유산국장에는 학예직 출신인 박영복 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이 발탁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국장에 학예직을 전진배치한 것은 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며 앞으로 있을 학예연구관 등의 인사에서도 승진, 신규채용을 통해 전문성을 대폭 보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taeshik@yonhapnews.co.kr(끝)


지금 와서 하는 얘기지만, 당시 이 발탁은 직급을 곡해한 인사였다.

무슨 말인가 하면, 당시 국립박물관은 중앙박물관 부장이라는 직급이 스스로 3급 국장 자리라 선전할 때라, 이에 의해 단행된 저 박영복 국장 발탁은 실상 수평이동으로 간주된 시절이었다.

이걸 당시 박물관도, 또 갖 차관급인지 1급인지 지금 아리숑숑한 청으로 승격한 문화재청도 그리 간주했다.

하지만 실상 박물관 부장은 4급, 행정직으로 서기관에 상당하는 자리였다. 나중엔 박물관에서는 저 부장 자리를 3.5급이라 하는 희한한 말을 내가 듣곤 했다.

이 사진에 이런 제목과 설명이 우리 공장 기사에 붙어있다...경마장사수추진위, 경주박물관장 항의방문 경주경마장건설사수 범도민추진위의 이상효 공동대표(좌)가 12일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을 찾아 경마장 건설이 무산된데 따른 문화재 전문가들의 책임을 따져 묻고, 박영복 관장(우)에게 박물관 철수를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홍창진/문화/2001.2.12 (경주=연합뉴스)



그렇다면 왜 하필 박영복이었던가? 박영복은 본래 문화재관리국 출신이라, 저 아승기 전세겁에 일어난 1970년대 천마총 황남대총 발굴에 참여한 그 멤버였으니, 그렇게 초창기 공무원 학예 생활을 문화재관리국에서 하다가 나중에 학예관 승진을 위해 박물관으로 전출한 사람이었다.

그건 그렇고 저렇게 해서 문화재관리국 그리고 문화재청 시설을 통털어 학예직 국장이 탄생한 시점이 1999년이니, 24년 전이라 하지만 저것이 얼마나 아득한 과거인가 하면, 저 분 아드님이 지금 국립문화재연구원 미술문화재연구실장으로 재직 중이라는 사실이 세월 변화를 실감케 한다.

박영복의 국장 재직 시절 최대 현안은 뭐 볼짝없이 풍납토성 보존 문제였으며 그 다음 타자가 그만큼 시끄러웠던 경주경마장 예정지 보존문제였다.

그런 그도 2000년 9월 18일 국립경주박물관장에 발탁되어 떠남으로써 문화재청 학예직 국장 시대는 이후 한동안 종적을 감추게 된다.

박영복이 자리를 비운 문화유산국장 자리에는 당시 문화관광부에서 종무관으로 재직 중이던 이승규가 자리를 옮겼으니, 이후 이승규는 차장까지 승진하게 된다.

박영복 경주관장 임명을 전하는 당시 내 기사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신임 박 관장은 68년 고려대 사학과 출신으로 국립공주박물관장과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을 거쳐 같은 곳 유물관리부장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문화재청이 문화재관리국에서 확대개편됨에 따라 이곳 문화유산국장으로 발탁됐다. 경주박물관장은 지난달 강우방 전 관장이 명예퇴직함에 따라 공석이었다.


다 아득한 옛날만 같다. 그러고 보니 강우방 명예퇴직이라는 말이 보이는데, 그 얼마 전인가 국립박물관장 자리를 두고 강우방은 박영복과 같은 문화재관리국 경주고적발굴단 출신인 지건길과 쟁투하다 패배한 일이 있었다.


이 사진 우리 공장 설명은 다음과 같다...경주 쪽샘지구 발굴현장 방문 (서울=연합뉴스) 강경환 문화재청 차장(가운데)이 지난 27일 경북 경주 쪽샘지구 발굴 현장을 방문해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1.5.28



이야기가 너무 옆길로 많이 샜다. 박영복 이래 문화재청에 학예연구직 국장이 24년 만에 다시 탄생했다.

이종훈이 2023년 2월 20일자로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장에 발탁된 것이다. 한데 이를 전하는 문화재청 인사는 ◇ 고위공무원 전보 라 했다.

직전 문화재청 과장을 하다가 승진했음에도 전보라 했으니, 혹 실수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학예연구직은 학예연구사와 학예연구관 두 등급밖에 없으니, 같은 학예연구관 자리 이동으로 본다면 전보라 해서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는 생각도 해 본다.

행정직 기술직이 독식하던 시대에 금을 그은 것인데 문젠 저리되면 저짝의 반발도 녹록치는 않다는 사실이다.

문화재청 고공단 자리를 보면 본청 차장과 네 국장, 국립문화유산연구원장, 해양연구소장, 국립무형문화유산원장, 국립고궁박물관장 아홉개 자리인데 학예직이 네 개인가 차지하는 까닭이다.

전통문화대학 총장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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