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번 이야기했지만 지금의 광화문 앞 세종대로 옛 문화체육관광부가 관서로 쓰던 곳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으로 만든 이는 당시 대통령 이명박이었다.
그 무렵 두 가지 큰 문화계 사건을 이명박은 질러버리는데, 하나가 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창설이었고 다른 하나가 국군기무사령부, 곧 대통령 전담 주치 병원을 미술관으로 단장한 일이었으니, 그것이 오늘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다.
이 일이 더 웃긴 건 국립현대미술관은 엄연히 본관이 과천이지만, 당장 관장부터가 과천은 멀다가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일이 많고 대부분은 분관인 서울관에서 노닥거린다. 하긴 나 같아도 과천 가겠어? 서울에서 놀지?
각설하고 저 대박은 그런 내력답게 그 본관 출입구 한 켠에다가 이 박물관 건립 절대 원훈 공신이 이명박임을 표식하는 석조물을 저리 박아놨거니와,
문제는 가뜩이나 정치 바람 많이 타는 저 박물관이 정권 향배에 따라 이명박이 꼴뵈기 싫다고 저 돌을 뽑아다가 쓰레기 하치장에 쳐박아 버린 일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리 이명박이 싫어도 그렇지, 저것 역시 엄연한 역사요, 무엇보다 저 박물관은 이명박 결단 없이는 태생 자체를 생각할 수도 없는 공간인데 권력 정권 바뀌었다고 그걸 냅다 뽑아다가 하치장에 쳐박아버린 양태는 용서할 수 없다.
지금은 자리가 아마 바뀐 것으로 기억하는데, 훗날 이것이 문제가 되어 결국 제자리를 찾아오기는 했다만 몹시도 씁쓸하기 짝이 없다.
그래 소양강 댐은 박정희 작품인데 박정희 싫다고 소양강 댐 폭파할래?
전두환이 싫다고 전두환이 한 모든 일을 증오하며 그가 했다는 모든 일은 역사에서 인멸해야겠는가?
역사 앞에 냉정해야 한다.
페이스북 내 계정 과거의 오늘을 뒤지다가 12년 전 오늘인 2013년 10월 14일자 포스팅에 저 석조 표식이 보여 몇 가지 감회 담아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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