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 종로서적에 대한 글에서 판금물에 대한 기억을 조금 적어둔다.
이 글에서는 4.19부터 90년대까지의 기억이 혼재하여 있는 것 같은데,
예를 들어 전시된 책은 필자 눈에도 익은데 주로 80년대에 읽힌 책으로 기억한다.
공산주의운동사나 러시아철학사 같은 건 80년대에는 "사회과학서적"이라 불렀는데,
이때쯤 되면 이미 필자 기억으론 종로서적에서는 판금서적은 안 팔았다.
종로서적은 필자가 대학생이던 80년대 중반에는 이미 "금지도서 판매업"에서 손 씻고 양지에만 있지 않았나 싶다.
일단 80년대 중반까지도 전경들이 수시로 가방을 열어 검문을 했기 때문에 종로바닥까지 저런 책을 사러 나갈 리도 없고,
내 기억으론 사회과학서적들은 각 대학마다 이런 책만 전문으로 파는 책방들이 있었다.
이런 책방은 필자 또래의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80년대 이전에는 종로서적에서도 판금서적을 팔았나 본데, 사실 필자는 80년대 중반 학번이라 종로서적에서 좌파서적 판금서적을 구해 보던 시절이 있었다는 건 금시초문이다. 아마 60-70년대에는 그랬나 보다 싶을 뿐이다.
한완상 선생 책은 사실 판금서적에 들어간 적이 있었나 싶기도 한데,
한 선생의 책은 이적표현물이라 하기에는 사실 함량미달이고,
전시된 한국공산주의 운동사나 러시아철학사도 80년대 중 후반기에는 그다지 강도가 쎈 "이적표현물"이 아니었다.
저보다 더 쎈 책들도 학교앞 서점에서 많이들 팔았었는데 그 책들은 지금 도서관이나 박물관 한구석에라도 모아는 놨는지 모르겠다.
그것조차도 역사적 기념물인데 말이다.
아 참.
필자가 혐오해 마지 않는 "사회구성체논쟁".
이거는 전술한 판금 서적 못지 않은 "이적표현물"이었는데, 이 책들이 읽힐 즈음에는 이미 90년대라, 이 책은 판금된 적은 없는 걸로 안다.
생각해 보면 80년대 사회과학서적들은 그냥 놔둬도 될 뻔 했다.
죄다 헛소리라 그냥 놔 둬도 어차피 사라질 책들인데 괜히 판금을 시켜서..
다시는 저런 말도 안 되는 책들을 몰래 몰래 숨어서 읽는 어처구니 없는 세상이 없기를.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려는 귀족사회인가 (0) | 2023.07.26 |
---|---|
통일은 젊은 세대에게 물어보라 (0) | 2023.07.25 |
한국의 사적 기록 말살의 역사 (0) | 2023.07.24 |
조선 서학은 순교사관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0) | 2023.07.23 |
조선후기, 서학은 "이단 유학"이었다 (0) | 2023.07.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