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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서학사를 순교사관에 따라 해석하니 실체가 제대로 안 보이는 것이다.
조선 서학자들이 어제까지 성리학을 믿다가 오늘 서학서를 읽고 하루 아침에 정통 기독교신자로 홀라당 바뀌었으리라 보는가?
실상은 그와 달랐을 것이다.
조선서학사를 천주교 순교사에서 해방하여 한국철학사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와야 한다.
특히 서학을 유교사의 입장에서 재평가해야 한다.
서학을 순교사관에 묶어두니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종교의 영역에 역사가 머물고,
그 안에 존재했을 다양한 유학과 서학의 대화와 갈등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서학은 종교사가 아니다. 천주교의 전유물로 놔둬서도 안된다.
인간사를 종교사의 영역으로 절대 불가침의 영역으로 만드는 것.
우리는 그것을 왜곡이라 부른다.
선교사가 전도하지도 않았는데 책을 읽고 감화되어 자기발로 북경까지 가 세례를 받았다는 것.
이것은 "종교적 기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건이 벌어진 배후는 이미 그 자체로 철학사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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