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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과 함께하는 paleopathology

인도사회와 Sati(사티)

인용자注 : 인더스문명 부부합장묘 발굴과 관련한 인도사회 여성들의 남자 따라죽기(혹은 따라죽임)인 순장殉葬 혹은 순사殉死인 사티(sati) 관련 서울대 해부학교실 신동훈 교수의 연재에 대해 인도 현지에서 오랜 기간 생활하면서 인더스문명(하라파문명) 고고학 발굴조사에도 질기도록 종사한 김용준 박사가 아래와 같은 보완 설명을 붙였으니, 음미할 대목이 많아 전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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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i가 보편화한 것은 라마야나와 관련이 깊습니다. 라마(Rama)의 아내 시타(Sita)가 자신의 순결을 증명하고자 불에 뛰어들죠. 




일단 Sati보다는 열녀촌 같은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과부의 일반적인 삶이었습니다. 바라나시 등지에 유명한 과부촌이 있습니다. 


인도 영화 《Water》는  사티와 이런 과부촌을 그린 영화인데, 상영금지판정을 받았던 문제작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ewNn2r2P3g


과부촌에 가느니 스스로 사티를 결정한 여성도 많았구요. (명예자살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인도 종교 전통들에서의 출가의 의미는 죽음입니다. 그러니까 출가 자체가 죽음이라 집을 가출하면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바라나시에서 구걸하는 많은 나이든 여성이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좀 짠해서 이 분들 구역 지나칠 때는 저도 돈을 좀 기부하는 편입니다. 




한데 이들 과부가 출가해서 머물 비구니 절 같은 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알려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대부분 힌두 사원에서 기생 생활을 하는데, 이들을 데바시(Devdasi) = 신의 여성들이라고 합니다. 


이들을 이해해야 유명한 카주라호 성교(性交) 조각들이나 카마수트라 문헌, 그리고 밀교를 이해할 수 있죠. 다만 이들 기생은 출신이 높은 과부가 적지 않다 보니 우리의 황진이 같은 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엄격한 브라만교 관습에 반대편 스탠스를 취한 불교를 후원한 기생이 많았다는 사실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그리고 사실 사티는 다음과 같은 인도 카스트 간 복잡한 결혼 사정과도 큰 관련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도에도 '첩'을 두는 일이 특히 상위 카스트 집안에서는 일반적이었습니다. 나이 든 유력 가문 할배한테 결혼한 어린 소녀. 


이들이 과부가 된 이후 Sati를 통해 자식들의 카스트 업그레이드가 최종적으로 완결되죠. 자식을 위한 자발적 희생이자, 본인의 카르마를 태워 다음 생에는 상위 카스트로 태어날 수 있다는 신념이 깔려있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결국 나중에 상위 카스트가 될 예정인 '어린 여성'들과 결혼하는 셈이라는 상위 카스트 남성들의 고약한 속셈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