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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기간이던 2016년 여름, 나는 서울 모 구청이 지원하는 고교재학생 학부모 인문강연에 초대되어 8번인가 연속강좌를 한 적 있다.
수강생들은 연배가 대략 나랑 비슷하고 고교생 아들을 둔 분들이었다.
그 마지막 강연에서 나는 대략 이렇게 말했다.
인정하기 비참하지만, 우리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을 것이외다.
애들 키운다고 고생하셨소.
이젠 우리도 허영을 채울 나이인 듯 하오.
갑시다
vanity fair로.
그 허영 채우는데 남녀노소 다 하는 영화 연극 뮤지컬이 있겠소만 그건 약발이 없소.
허영 채우는데 인문 교양 역사만한 게 없습디다.
박물관도 가시고 문화유산도 가세요.
가서 맘껏 허영을 채웁시다.
이 아름다운 현장 못보고 죽는 게 억울하지 않겠소?
가자 허영의 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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