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그 자체가 한국문화재사, 지건길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회고록 출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6. 9.
반응형

 



용안 뵌지 오래라 요새도 김흥국처럼 콧수염 질구고 댕기시는지 모르겠다.

영감님 각중에 카톡 주시어 대뜸 주소를 여쭙는데 책 나왔구나 싶었거니와

보통 이런 때는 어느 출판사냐 여쭙고 구입해서 읽어보겠다 하겠지만 노년에 이른 영감님 틀림없이 붓글씨로 적어 보내시고 싶어할 듯해서 주소를 적어드렸더니 방금 남영동으로 입고한다.

보니 회고록이라 1943년생, 올해로 만 여든셋이시라 더는 늦추면 안 될 듯 하셔서 힘을 내신 모양이다.

저 연배 이젠 워낙 고령이시라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고 또 쓰러지기도 하는 소식이 들려오니 안타깝기만 하거니와

그래도 강녕하신듯 이런 회고록까지 내어주시니 지금보단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회고록은 빛을 발할 수 있으리라 본다.

목차와 관심 있을 만한 몇 대목 훑어보니 크게 두 부로 나누어 전반부는 출생에서부터 각종 이력을 정리하고 후반부는 외국 고고여행담이라 고고학사 측면에선 현재로선 단연 전반부가 중요할 것이다.

영감님은 척박한 환경에서 한국문화재 일선 현장을 누빈 이른바 자생 1세대라 그 경력이 무엇보다 다채롭거니와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2기로 발을 디디고 문화재관리국에 입사해 각종 발굴현장을 누비고선 국립박물관으로 넘어가서는 각종 요직을 거치고선 그 수장까지 역임했으니 이 궤적 자체가 한국문화재사라 할 것이다.




저 궤적 중 일부가 나랑 겹치는데 그러고 보니 그 겹치는 시간도 어느새 30년이다.

참말로 이런저런 자리에서 자주 뵈었으니 선생은 단아한 이웃집 아저씨다.

성정이 고와서 남들 욕하는 말을 들은 적 없고 겉으로 보기엔 참 다복한 삶을 산듯하지만 어찌 그러리오?

파리문화원장 재임시절 정양모 관장 퇴임으로 불거진 후임 관장 선발 문제만 해도 참말로 복잡하게 전개되었는데 이런 미묘한 이야기는 거의 다 두리뭉실하게 넘어갔으니 선생의 성정 때문이리라.

다만 일기를 계속 썼고 그 일기가 거의 다 온전히 남은 모양인데 이 일기는 지금이라도 국립박물관이나 문화재연구소에선 기증 받아야 한다고 본다.

그 전모 공개야 훗날 후배들한테 맡기기로 하되 시급히 받아두어야 한다.

무령왕릉 발굴담과 경주관광개발 계획에 따른 각종 굵직한 대규모 국책 발굴현장에 반드시 이름을 올린 선생이라 그에 얽힌 일화가 많다.




다호리 유적 발굴과 관련해서는 여러 불미스런 일이 있었다고만 적었으니 그 이면 이야기는 이에 관여한 다른 사람들 몫이 되리라 본다.

책 잘 받았노라 감사 말씀 드리러 전화를 드렸더니 뿔싸 폰사기로 알았는지 받지 아니하신다.


지건길, 나의 삶-어느 박물관장의 일대기, 학연문화사, 2026
304쪽, 2만5천원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