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한 지건길 선생 회고록 출간 소식을 일전에 전했거니와
오늘 분당에서 그 축하를 겸한 조촐한 모임이 있었다.
애초엔 윤근일 정계옥 선생과 선생을 모시고 점심을 대접할까 했다가 분당 쪽에 본래 문화재 업계 뇐네들 모임이 따로 있어 그 몇 분이 동석하는 자리에 내가 끼게 된 모양이 되었다.
저 멤버 중 조유전 선생이 이년째 투병 중이시고 배기동 선생은 어디 무슨 박물관 일정이 있다 내빼셨다 한다.
지건길 선생을 중심으로 43년생 홍성빈 전 경주문화재연구소장, 보존과학도 이오희 선생, 윤근일 선생 정계옥 선생이 자리를 함께했다.
앞으로는 김 기자도 나와 하시는데 영감들은 싫어요 하고 말았다.
출간 기념식은 아니었고 이걸 기화로 삼은 친목회인 까닭에, 또 저 연배분들이 모두가 국립문화재연구소를 인연으로 삼는 분들이라 그에 얽힌 일화가 끊이지 않았다.
오늘은 아무래도 이오희 선생이 참석하시니 보존과학 이야기가 많았다.
선생도 회고록 얼개를 거의 다 잡은듯 말씀하시는데 경력이 다채로와 연구소 계명대 호암미술관을 두루 경험했으니 그에 얽힌 이야기는 한이 없다.
호암 시절 몽유도원도를 대여전시한 이야기는 반드시 남겨야 한다시는데 그러면서 어떻게 해서 국립박물관도 실패한 일을 성사케 되었는지 자세히 말씀하신다.
과거 열정 같음야 녹음기 대놓고 듣고는 그것을 풀어 아티클화했겠으나 이젠 듣고마니 기자 김태식도 이젠 제법 탈각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명색이 출판 기념이라 친필 증정 사인이 들어간 선생 책을 기념촬영용으로 들고 나갔는데 그러길 잘했다 싶었다.
저 출간 소식을 접하고 그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으나 하고 싶었으나 자제한 이야기가 무척 많다.
예컨대 파리문화원장 재직 시절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발탁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이야기가 있고 개중에선 내가 아는 중요한 이야기도 있지만 모두 빠졌으니 역시 예상대로 관련자들이 살아있으니 차마 말을 못하겠노라 하신다.
나라도 훗날까지 살아남아 이야기할 수 있었음 하지만 나도 벌써 가물가물하다.

홍성빈 선생을 뵈니 단짝처럼 지내시던 고수길 선생 근황이 궁금한지라 여쭈니 여전히 건강하시댄다.
고 선생은 42년 생으로 홍 선생보다 한 살 위라신다.
엄마 때문인지 연배 지긋한 분들 뵐 때마다 부쩍부쩍 더 애틋한 양반들이다.
역시 건강이 최고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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