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중고교 역사, 특히 세계사 수업에서 르네상스를 접할 적에 항용 저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Francesco Petrarca(1304~1374)를 일러 신곡의 단테(1265~1321)랑 데카메론의 보카치오(1313~1375)와 더불어 그 운동을 부른 직접 도화선 삼인방 중 한 명이요, 그 대표작이 칸초네(그땐 그냥 칸초네라고 했다고 기억한다)라 했거니와
문제는 신곡이나 데카메론은 이미 그 당시에도 일본어 중역본이건 영어 중역본이건 관계없이 번역본이 쏟아져 나와(원전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했는지를 따질 계제는 아니었다) 마음만 먹으면 그것을 접할 수 있었지만,
유독 저 페트라르카만큼은 달라서 그의 작품으로 당시 번역된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 갈증을 풀겠다고 부러 영어 역본을 찾아서 읽었겠는가?

하지만 시절은 바뀌어 그의 연작시집이라는 저 칸초니에레까지 저리 떡 하니 번역되었으니, 하긴 요새는 마음만 먹으면 저 정도는 이제는 구글로 검색기만 두들겨도 얼마든 그 원전과 그에 대한 현대 영어역본은 쉽사리 구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장족하는 변화인가?
저 칸초니에레는 분량이 방대하다 알지만 저 역본은 생각보다는 얇아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데, 역자 해제를 읽으니 개중에서 100편을 뽑아냈다 한다.
저 칸초네는 간단히 말해 우리네 시조 정도에 해당한다.
2005년에 나남출판을 통해 초판을 선보인 저 시집 역자 경력을 보아하니 이상엽이라는 사람이라,
전북 고창 출신으로 한국외국어대학에서 이탈리어과에 들어가 석사까지 하고선 이탈리아 본토로 넘어가 국립 파비아 대학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선 지금은 한국외대 이탈리어과로 재직 중이며,
특히나 그 주된 전공 분야가 이탈리아 14세기 르레상스 시대 문학과 20세기 그 시문학이라 하니, 오호라 르네상스랑 무솔리니 시대를 다 먹겠다는 심사 아니겠나 싶다.
암튼 역자 경력으로 보아 번역의 안정성을 한껏 담보한다 하겠는데, 저 정도가 저 무렵에 나올 정도면, 그 완역본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일찍 죽지 마란 것이다!
2005년 저 역본이 국내 유일한 페트라르카 역본이라면, 그 전에 죽은 사람은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아! 물론 저에 관심 있을 사람을 염두에 두고 한 이야기다.
학문? 별 게 없다. 저 세계에서 오래 살아남는 놈이 이기게 되어 있다.
물론 이룬 것도 없이 씰데없는 이름에 기대어 주구장창 해먹는 손빈 강정이 많다는 게 문제겠지만, 암튼 오래 살아야 저런 날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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