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도 인지능력 있다

침팬지는 메타인지metacognition, 즉 생각에 대한 생각을 사용하여 증거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미지 출처: Rizky Panuntun via Getty Images)

침팬지는 증거를 평가하고 행동을 계획하기 위해 '생각에 대해 생각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침팬지는 "과학적 방법론scientific method"의 변형된 형태를 사용한다. 즉, 설득력 있는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 생각을 바꾸면 기존 신념을 버리는 것이다.

두 개 상자 중 하나에 숨은 맛있는 간식을 찾는 과제를 받은 침팬지(Pan troglodytes)는 여러 가지 증거를 평가했다. 그리고 새롭고 모순되는 증거가 나타나면 선택을 바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침팬지가 메타인지metacognition, 즉 생각에 대한 생각을 사용하여 증거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계획을 세운다는 증거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비교 심리학자이자 연구 공동 저자인 얀 엥겔만Jan Engelmann은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에 "침팬지가 자신의 신념을 수정할 때, 실제로는 자신이 가진 증거를 명확하게 표현하며 다양한 유형의 증거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인간은 일상적으로 메타인지를 사용하여 다양한 증거를 평가하고 이용 가능한 정보를 기반으로 계획을 세운다. 또한 계획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는 전략을 수정한다.

과학자들은 영장류가 증거를 평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침팬지는 먹이 흔적을 추적하여 먹이를 찾고, 기존 증거가 명확하지 않으면 더 많은 정보를 찾아낸다.

하지만 침팬지가 새로운 증거에 반응하여 신념을 바꾸는 핵심적인 메타인지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엥겔만 연구팀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여러 가지 행동 검사를 사용했는데, 모두 두 개 상자 중 하나에 음식 보상을 놓는 것이었다.

처음 두 번 실험에서 침팬지들은 상자 중 하나를 골라 음식을 받도록 훈련받았고, 음식이 어느 상자에 들어 있는지에 대한 상충되는 두 가지 증거를 제시받았다.

침팬지들은 한 가지 증거를 제시받고 상자를 선택한 후, 다른 증거를 받고 다시 선택할 수 있었다.

증거의 강도는 다양했다.

"강력한" 증거 조건에서 연구팀은 상자 한쪽 측면에 창문을 내어 침팬지가 안에 있는 음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약한" 증거를 제시하기 위해 연구진은 다른 상자를 흔들어 안에 무언가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유인원들은 연구진이 초기 선택 후 강한 증거를 제시했을 때 약한 증거를 제시했을 때보다 마음을 바꿀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침팬지가 왜 마음을 바꿨는지 연구진에게 알려주지는 못했다.

엥겔만은 "증거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도 자신의 믿음을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실험에서 연구진은 유인원의 두 가지 메타인지 능력을 추가로 시험했다.

이번에는 연구진이 두 상자에 대한 약한 증거와 강한 증거를 제시한 후, 또 다른 약한 증거를 제시했다.

이는 이전과 동일한 약한 증거, 즉 연구진이 상자를 흔들어 상자 안에 무언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거나, 연구진이 상자에 두 번째 음식을 떨어뜨리는 소리와 같은 새로운 증거였다.

유인원들은 같은 증거를 두 번 들었을 때보다 두 가지 다른 증거를 들었을 때 마음을 바꾸어 해당 상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는 유인원들이 다양한 증거가 어떻게 결합하여 주장을 강화하는지 고려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실험에서 연구진은 유인원들이 첫 번째 선택을 한 후 고려할 수 있는 추가적인 증거를 다시 제시했다.

이번에는 새로운 증거가 첫 번째 증거를 약화시켰다.

예를 들어, 침팬지들에게 상자 중 하나 안에 조약돌이 있는데, 이 조약돌은 이전에 들은 덜컹거리는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유인원들은 이러한 모순되는 증거에 대해 지속적으로 마음을 바꾸어 반응했다.

모로코 모하메드 6세 폴리테크닉 대학교 인지 과학자이자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카탈 오마다게인Cathal O'Madagain은 이 마지막 실험이 유인원의 메타인지 능력을 입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브 사이언스에 "다섯 번째 연구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연구에서는 보여주지 않는 일종의 합리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섯 번째 실험에서 원래 증거와 모순되는 증거가 서로 연관되어 있었고, 유인원의 변화된 사고방식은 원래 정보를 "추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오마다게인은 이 논문이 침팬지의 합리성에 대한 다른 초기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침팬지가 자신이 합리성의 "높은 기준"이라고 부르는 기준을 통과했으며, 증거에 기반한 선택을 하고 세상이 변화함에 따라 그 증거를 염두에 두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새로운 연구 결과는 다른 동물의 마음에 대한 발견이 그들의 단점이 아니라 우리의 단점에 의해 제한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오마다게인은 "다른 동물의 지능을 이해하는 데 가장 큰 제약은 그것을 확인할 적절한 방법을 생각해 내는 우리의 능력이다"고 말했다.

엥겔만과 그의 팀은 이제 다른 비인간 영장류로 실험을 확대하여 이들도 이 합리성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