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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번역과 번역 문체, 어느 작품의 경우

by taeshik.kim 2024.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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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4월 4일 새벽, 피레네 산맥의 눈이 녹아 수량이 불어난 스페인의 에브로 강둑 위로 물에 흠뻑 젖은 두 남자가 차가운 물속에서 나와 기어 올라온다. 둘 다 미국인이다."

이제 펼치기 시작한 애덤 호크실드 지음, 이순호 옮김 《스페인 내전》(갈라파고스, 2018) 본문 첫줄이다.

우리네 직업적 학문종사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렇게 글 못 쓴다.

강렬하지 아니한가?

이 한 줄은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논문이 글을 죽이고 말았다. (2018. 5. 6)


***

이 작품은 접때도 그 첫 줄 중요성을 논하면서 인용한 적이 있거니와, 이번에는 번역 이야기를 좀 보태고 싶다. 

저 번역투 가득한 문장을 번역자가 말하고자 하는 원의를 훼손하지 아니하고 나라면 다음과 같이 고치고 싶다.

"1938년 4월 4일 새벽, 피레네 산맥 눈이 녹아 물이 불어난 스페인 에브로 강 둑으로 물에 흠뻑 젖은 두 사내가 차가운 물에서 기어 오른다. 둘 다 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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