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1938년 4월 4일 새벽, 피레네 산맥의 눈이 녹아 수량이 불어난 스페인의 에브로 강둑 위로 물에 흠뻑 젖은 두 남자가 차가운 물속에서 나와 기어 올라온다. 둘 다 미국인이다."
이제 펼치기 시작한 애덤 호크실드 지음, 이순호 옮김 《스페인 내전》(갈라파고스, 2018) 본문 첫줄이다.
우리네 직업적 학문종사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렇게 글 못 쓴다.
강렬하지 아니한가?
이 한 줄은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논문이 글을 죽이고 말았다. (2018. 5. 6)
***
이 작품은 접때도 그 첫 줄 중요성을 논하면서 인용한 적이 있거니와, 이번에는 번역 이야기를 좀 보태고 싶다.
저 번역투 가득한 문장을 번역자가 말하고자 하는 원의를 훼손하지 아니하고 나라면 다음과 같이 고치고 싶다.
"1938년 4월 4일 새벽, 피레네 산맥 눈이 녹아 물이 불어난 스페인 에브로 강 둑으로 물에 흠뻑 젖은 두 사내가 차가운 물에서 기어 오른다. 둘 다 미국인이다."
반응형
'이런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버이날 엄마 보러갔다 조우한 소쩍새? 부엉이? (23) | 2024.05.10 |
---|---|
꿩 우는 소리 들으며 부엉이? 소쩍새를 전송한다 (23) | 2024.05.09 |
서산매애 삼존불 길목에서 마주한 어느 저수지 (57) | 2024.05.05 |
막판까지 피말리는 아스널-맨시티 EPL 쟁투 (83) | 2024.05.04 |
한반도를 침공 정복 식민화한 서구 다리미 (40) | 2024.05.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