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글쓰기16 글이 글을 낳은 힘, 글쟁이는 죽을 때까지 간단없이 쓰야 한다 아껴서 저축 비축한다 해서 좋은 글 좋은 논문 좋은 책이 연타로 나오는 건 아니다. 열라 쓰다 보면 또 튀어나오는 게 글이다. 글을 쓰는 원동력은 글이 있을 뿐이다. 원고 서너 편을 두고 첫째 어떤 것을 해직 1탄으로 할까 고민했고, 둘째 1탄과 2탄 사이에 어느 정도 기간을 둘까 고민했다. 아다시피 1탄을 나는 《직설 무령왕릉》으로 질렀고, 2탄은 틈을 두지 않기로 했다. 주변에선 많은 이가 말렸다. 소진하지 말라고 말이다. 하지만 글은 쓸수록 쏟아지는 법이다. 남들이야 다작이라 하건 말건 나로선 그 하나하나가 다 나름 의미가 없을 수가 없으니 걸리는 족족 질러버리려 한다. 2탄 가제는 《박제상, 충신에서 국민으로》다. 전통시대 충신의 표상 박제상이 국민국가 시대에는 어떤 방식으로 국민의 표상으로 변모.. 2023. 5. 23. 글은 미다시와 첫 줄이 생명을 좌지우지한다 "1938년 4월 4일 새벽, 피레네 산맥의 눈이 녹아 수량이 불어난 스페인의 에브로 강둑 위로 물에 흠뻑 젖은 두 남자가 차가운 물속에서 나와 기어 올라온다. 둘 다 미국인이다." 이제 펼치기 시작한 애덤 호크실드 지음, 이순호 옮김 《스페인 내전》(갈라파고스, 2018) 본문 첫 줄이다. 우리네 직업적 학문종사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렇게 글 못 쓴다. 강렬하지 아니한가? 이 한 줄은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논문이 글을 죽이고 말았다. (2018. 5. 6) **** 나처럼 한때 혹은 제법 길게 영문학과 연이 있는 사람들에게 스페인 내전은 《두 팔이여 안녕》으로 수렴하니, 기타 그에 더해 나는 20세기 신종 독재의 한 형태로서 파시즘을 떠올리곤 한다. 이 사건이 참전용사이기도 한 어네스트 헤.. 2023. 5. 6. 글쓰기 환경의 변화, 오래 사는 놈이 이기기 마련 작년 모처에서 원고 집필 의뢰가 왔다. 나한테 할당한 주제는 언론에 비친 한성백제 유적이었다. 내가 오랫동안 문화재 분야 기뤠기로 활동한 데다 풍납토성 발굴기를 냈기 때문이었으리라. 이를 탈초하면서 각 언론사가 구축한 피디에프 원문서비스에 거의 절대로 기대었다. 신문만이 아니라 다른 자료도 검색이 용이하다. 2000년 졸저 풍납토성을 낼 때만 해도 나는 일일이 신문잡지를 찾아다니며 뒤져야 했다. 그에서 놓친 자료가 얼마나 많겠는가? 작년 원고를 쓰면서 그에 고맙고 그에 분개하기도 했다. 식민지시대 조선을 주무대로 활동한 일본의 역사고고학도들은 그 무렵 내가 열전 혹은 약전이라도 쓰겠다며 정신없이 자료를 긁어모은 적이 있다. 금서룡 관야정 흑판승미야 워낙 유명하니 그런대로 족적을 정리했지만 기타 오전성오니.. 2023. 1. 14. 엉망진창 글쓰기, 모든 글은 첫 문장이 50%를 먹고 들어간다 아래는 2011년 11월 23일 내 글이다. 글쓰기, 특히 논문 쓰기에서 첫 문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기 위함이며, 국내 내 직업적 학문종사자 글쓰기가 왜 하나같이 개판인가를 보여주고자 함이었다. 예서 예화로 거론된 이들한테는 미안하나, 재수없게 걸려들었을 뿐이지만 부당한 지적은 아니다. **** 엉망진창 글쓰기, 그 또 다른 보기 - 《정신문화연구》 124호의 경우 논문 서두가 왜 중요한지, 그것에 실패한 보기들로써 이 잡지에 실린 논문 첫 대목을 가려 뽑고 그것을 간평했다. 출전 :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신문화연구》 통권 제124호(34-3), 2011.09.10 임치균, 의 환상 체험 연구 “김시습의 금오신화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더 이상 언급할 내용이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도 여기에.. 2022. 4. 15. 글쓰기, 유혹과의 백병전 내 직업이 글쓰기인지는 모르겠다. 아닌 듯한데 그렇게 보시는 분도 있을 것이므로 일단 여기서는 그렇게 간주한다. 이런 글쓰기(나는 이를 자주 야부리로 표현한다)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늘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청중이, 독자가, 시청자가 듣고 싶은 말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듣고 싶은 말을 하는자, 나는 사지를 찢어죽여야 한다고 본다. 정말로 좋은 작가는 그들이 불편해야 하는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글쓰기는 시종 유혹과의 백병전이다. (2014. 6. 11) 2021. 6. 11. 쪼임과 글쓰기 글이란 게 그렇다. 쪼이면 쓰기 싫고 안쪼여도 쓰기 싫다. (2016. 11. 7) 2020. 11. 7.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