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기우제3 기우제祈雨祭, 그리고 그 건너편 기청제祈晴祭 조선시대 임금이나 지방관이 집중으로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 시기는 장마 직전이다. 그래서 기우제는 실패한 적이 없는 퍼포먼스다. 우스운 것은 곧이어 폭우가 쏟아지니 기청제祈晴祭를 지낸다는 사실이다. (2015. 6. 25) *** 이를 기호철 선생은 언제나 기우제를 비가 올 때까지 지내므로 실패할 수가 없다고 정의하곤 하거니와, 같은 맥락이다. 저에 얽힌 대표적 한국사 일화로는 태종우太宗雨라는 것이 있어, 왕위를 찬탈한 이방원이가 하도 전국적인 가뭄이 드니 본인이 직접 소복을 입고서는 비가 오길 졸라 빌었더니 마침내 그에 하늘이 응해 폭우를 내려주었다는 고사에서 비롯한다. 본래 정통성이 없거나 약한 왕일수록 저런 쇼를 통해 내가 왜 왕이 되어야 하는지 논거를 만들어내기 마련이라, 이방원이야 그런 점에서 오.. 2021. 6. 25. 비를 오게 하려거든 무당을 불태우라 《김태식의 讀史日記 》 (2) 폭무暴巫와 천견天譴 《고려사절요》 제24권 충숙왕(忠肅王) 기사己巳 16년(원 천력天曆 2년. 1329) 여름 5월조에 이런 말이 보인다. 聚巫,禱雨六日,巫苦之,皆逃匿,搜捕者遍閭巷。史臣白文寶曰 : 燮理陰陽,宰相職也,旱氣太甚,尤當敬畏,以答天譴,曾是不思,而徒責雨於巫覡,豈不謬哉。 무당들을 모아 6일간이나 기우제(祈雨祭)를 올리게 하니, 무당들이 괴로워하여 모두 도망쳐 숨었다. 그래서 민가를 두루 뒤져서 잡아갔다. 사신(史臣) 백문보(白文寶)가 말했다. “음양을 조화시키는 일은 재상의 직책이다. 가뭄이 매우 심하면 마땅히 더욱 공경하고 두려워함으로써 하늘의 견책에 응답해야 할 것인데, 이것은 생각지 아니하고 무당ㆍ판수에게만 비내리는 책임을 지우니, 잘못이 아니겠는가" 이 대목이 《.. 2020. 1. 14. 비를 오게 하려면 龍을 열라 패야 요샌 용이라면 날개도 있고 아가리에선 핵분열하듯 불을 뿜는 이미지를 생각하겠지만, 이는 서양놈 드래곤dragon이라 동양, 개중에서도 동북아시아 전통시대 용은 물과 비구름을 관장하는 선신善神이요 영물靈物이다. 그리하여 가뭄이 들어 비를 불러오고자 할 때는 용을 불렀으니, 기우제(祈雨祭)에서 그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한데 이런 기우제에서 용을 대접하는 방식이 조금은 독특해 추리자면 열라 패기였다. 토룡土龍이 있다. 흙으로 만든 용이라는 뜻이다. 상상의 동물인 용이 존재할 수도 없으니, 토룡을 만들어서는 주로 동네애들을 시켜 그 토룡을 동네 사방으로 질질 끌고다니게 하면서 용을 열라리 패게 했다. 그러면 하늘이 용을 불쌍히 여겨 비를 내린다 했다. 이런 기우제 의식은 이미 전한시대 초기 인물 저명한 춘추공.. 2018. 7. 1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