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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비를 오게 하려면 龍을 열라 패야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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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 琦玉县 鹤岛市 “脚折(Suneori) 祈雨祭”..이는 대나무와 풀로 용을 만들어 사용한다> 



요샌 용이라면 날개도 있고 아가리에선 핵분열하듯 불을 뿜는 이미지를 생각하겠지만, 이는 서양놈 드래곤dragon이라 동양, 개중에서도 동북아시아 전통시대 용은 물과 비구름을 관장하는 선신善神이요 영물靈物이다.

그리하여 가뭄이 들어 비를 불러오고자 할 때는 용을 불렀으니, 기우제(祈雨祭)에서 그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한데 이런 기우제에서 용을 대접하는 방식이 조금은 독특해 추리자면 열라 패기였다.

토룡土龍이 있다. 흙으로 만든 용이라는 뜻이다.

상상의 동물인 용이 존재할 수도 없으니, 토룡을 만들어서는 주로 동네애들을 시켜 그 토룡을 동네 사방으로 질질 끌고다니게 하면서 용을 열라리 패게 했다.

그러면 하늘이 용을 불쌍히 여겨 비를 내린다 했다.

이런 기우제 의식은 이미 전한시대 초기 인물 저명한 춘추공양학자인 동중서의 저작 《춘추번로春秋繁露》에 보이며, 한반도에서도 이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키질 하며 비를 기원하는 의식


그 담이 실제 사람을 열라 패기도 했다. 이때 데거리를 당하는 사람이 무당이었다.

이들은 용이 그렇듯이 비를 불러오는 신력神力이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하여 용에 대해 그러했듯이 뙤약볕에다가 무당을 툭진 솜옷 같은 것을 잔뜩 입힌 채 장대 같은 데다가 묶어놓는 더위 고문을 했더랬다.

그러면 하늘이 그를 불쌍히 여겨 비를 내려준다 했다.

이를 무당 뙤약볕 노출하기라 해서 폭무暴巫라 했다.

이를 요새는 曝巫로 쓰기도 하나, 曝이라는 글자는 뙤약볕에 말리는 행위를 더욱 강조하고자 해서 그것을 본래 의미하는 暴이라는 글자에다가 태양을 뜻하는 날 일(日)자를 부수로 덧붙여 만들어낸 글자다.

이런 폭무 의식 역시 같은 《춘추번로》에 자세히 보인다.

김유신이 몸뚱아리 함부로 놀려 중매쟁이를 거치지 않고 부모님 허락을 득하지도 않은 채 처녀로 애를 뱄다 해서 둘째 여동생 문희를 장작불 구이를 하려한 것이 바로 폭무의 일종이라고 나는 본다.

폭무와 토룡과 관련한 다양한 기우제 의식은 지금은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로 가 있는 최종성의 박사학위 논문을 토대로 한 일지사 단행본이 있으니, 그 책 제목을 까먹었으니, 혹 관심있는 이는 참조하기 바란다. 


퇴약볕에 다시 불을 놓아 비를 부른다.


짧은 장마가 지나고 그 기간 요상한 이름 태풍 하나가 스치듯 한반도 통과하더니, 한반도는 온통 찜통 더위로 몸살이다.

토룡이라도 만들어 열라 패거나, 무당 붙잡아다가 장대라도 묶어놔야 할 판이다. 


덧붙여 남을 골릴 때 이전에 흔히 쓰던 말로 

"용용 죽겠지"

라는 표현이 있거니와, 그 유래를 두고선 의견이 분분하나, 내 아무리 봐도 이건 앞서 말한 저 기우제 의식으로서의 용 열나패기에서 비롯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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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오게 하려거든 무당을 불태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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