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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14

은빛 준어가 뛰어오르면 배부른 누에는 잠을 잔다 한시, 계절의 노래(40) 4월(四月) [명(明)] 문팽(文彭) / 김영문 選譯評 강남의 소만 때가나는 좋아라 처음 오르는 준치가얼음 빛이네 봄누에 잠 든 후오디새 울고 새로 모낸 벼 논 모두초록 천지네 我愛江南小滿天, 鰣魚初上帶氷鮮. 一聲戴勝蠶眠後, 插遍新秧綠滿田. 은빛 준어가 뛰어오르는 모습은 상상이 어렵지는 않다. 역광을 배경으로 한 해질녁 강물을 바라보면 이런 풍광이 요즘도 드물지는 않다. 때는 소만. 24절기 중 하나로 만물이 점차 성장하기 시작해서 가득찬다 뜻이다. 여름 입구인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든 절기로 양력 5월 21일 무렵이다. 벼가 한창 자라기 시작하고, 누에 역시 왕성한 식욕을 자랑한다. (2018.05.22.) 늦봄과 초여름이 교차하는 소만小滿 때 중국 강남 강촌의 일상 풍.. 2018. 5. 23.
번데기를 먹는 인간들 우리 집은 어린 시절에 누에를 쳤다. 이 일이 얼마나 고역인지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꼭 이맘쯤이라, 뽕에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할 무렵, 누에 농사를 시작한다. 누에를 치는 방이라고 그 좁은 산골 마을에 따로 있을 수는 없으니, 일상 주거공간이 곧 누에실이라, 우리가 자는 방엔 시렁을 쳐서 칸을 만들고, 그 칸마다 누에를 슨다. 누에 치는 방은 항상 일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당연히 온실이어야 한다. 그래서 언제나 군불을 때야 한다. 그런 뜨끈한 방에서 누에랑 우리는 기거를 함께 한다. 누에가 자라는 속도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광년光年이라, 이것들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엄청 쳐먹기 시작한다. 쉴새없이 뽕을 따다 날라야 한다. 젤로 곤혹스러운 때가, 누에가 한창 자라기 시작하는 무렵이라,.. 2018.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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