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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11

서울에서 만난 그대, 꽃지는 계절에 강남에서 재회하고 한시, 계절의 노래(320)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江南逢李龜年] [唐] 두보(杜甫, 712~770) / 김영문 選譯評 기왕의 저택에서평소에 자주 봤고 최구의 집에서노래 몇 번 들었던가 때 마침 강남 땅에풍경이 찬란한데 꽃 지는 시절에또 그대를 만났구려 岐王宅裏尋常見, 崔九堂前幾度聞. 正是江南好風景, 落花時節又逢君. 이구년(李龜年)은 당 현종(玄宗) 때 활약한 연예계 스타. 작곡, 연주, 노래에 모두 뛰어났다. 당시에 악성(樂聖)으로 불렸으니 지금 가왕(歌王)으로 불리는 조용필에 버금가는 명성을 누렸다고 할만하다. 그의 명성은 궁궐에까지 알려져 당 현종이 불러서 총애했으며, 현종의 아우 기왕(岐王) 이범(李範)도 자주 그를 불러 노래를 들었다. 최구(崔九)는 최척(崔滌)이다. 중국에서는 흔히 형제의 항렬.. 2019. 4. 19.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던 천고마비天高馬肥 천고마비天高馬肥. 말 그대로 가을은 청명한 날씨와 함께 오곡백과가 풍성한 수확의 계절임을 압축시켜 전한다. 하지만 원래 이 말 속에는 말을 타고 중국을 끊임없이 노략질했던 북방 유목민, 특히 흉노匈奴의 음산한 바람이 분다. 이 말이 등장하는 가장 오랜 문헌은 한漢나라 반고班固(AD 32∼92년)가 당대 역사를 기록한 《한서漢書》의 흉노전匈奴傳과 같은 책 조충국전趙充國傳. 이곳에서 반고는 '천天'자 대신에 가을 '추秋'를 사용해 추고마비秋高馬肥라는 말을 쓰거니와 글자 그대로 가을 하늘은 높아지고 말은 살찐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흉노는 가을이 되고 말이 살찌며 활이 팽팽해지기 시작하면 (중국) 변방에 (쳐)들어왔다"고 한다. 즉, 천고마비 원형인 추고마비는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흉노가 중국을 대상으로 노략.. 2018. 10. 12.
동시대 시인들이 잠삼(岑參)을 언급한 시 정리 서성 선생이 정리했다. 杜甫 寄岑嘉州(229-2494)〈766.3同諸公登慈恩寺塔(216-2258)九日寄岑參(216-2258)渼陂行(216-2261)奉答岑參補闕見贈(225-2414)寄彭州高三十五使君適虢州岑二十七長史參三十韻(225-2427)泛舟送魏十八倉曹還京因寄岑中允參范郎中季明(227-2461) 王昌齡 留別岑參兄弟(140-1428) 賈至 早朝大明宮呈兩省僚友(235-2596) 儲光羲 同諸公登慈恩寺塔(138-1398) 獨孤及 同岑郞中屯田韋員外花樹歌(247-2770) 戎昱 贈岑郎中〈765.冬 2018. 10. 2.
퇴락한 사당에서 생각하는 제갈량 한시, 계절의 노래(169) 무후 사당(武侯廟)(사당은 백제성 서쪽 교외에 있다) 당 두보 / 김영문 選譯評 남은 사당에단청은 퇴락 텅 빈 산엔초목만 가득 후주를 떠나는 소리들려오나니 다시는 남양 땅에눕지 못했네 遺廟丹靑落, 空山草木長. 猶聞辭後主, 不復臥南陽. 중국 남양(南陽), 성도(成都), 양양(襄陽), 기주(夔州) 등지에 모두 제갈량 사당이 있다. 이 시에 나오는 제갈량 사당은 기주에 있는 고묘(古廟)다. 옛 백제성 서쪽 교외로 지금은 충칭시(重慶市) 펑제현(奉節縣)에 속한다. 백제성이 어떤 곳인가? 촉한 선제(先帝) 유비가 세상을 떠난 곳이다. 유비가 세상을 떠난 곳에 자리한 무후사(武侯祠)이므로 한층 더 비장하고 엄숙하다. 유비의 삼고초려(三顧草廬)에 응하여 남양 땅을 떠나올 때 제갈량은 다시.. 2018. 9. 13.
이백이 두보에게 한시, 계절의 노래(144) 장난삼아 두보에게 주다(戱贈杜甫) 당 이백 / 김영문 選譯評 반과산 꼭대기에서두보를 만나는데 머리에는 삿갓 쓰고태양은 중천이네 지난 번 이별 후로너무 말랐네 그려 이전부터 시 짓느라고심했기 때문이오. 飯顆山頭逢杜甫, 頂戴笠子日卓午. 借問別來太瘦生, 總爲從前作詩苦. 중국 시사(詩史)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이백과 두보다. 중국문학사에서 이백은 시선(詩仙), 두보는 시성(詩聖)으로 일컬어진다. 특히 송나라 이후로 이·두(李·杜) 우열을 두고 수많은 논란이 벌어졌고, 그 논란은 지금까지도 지속 중이다. 어쩌면 시작과 끝, 안과 밖이 없는 뫼비우스 띠인지도 모르겠다. 그럼 성당 시대에 두 사람 관계는 어땠을까? 언뜻 보기에 시풍이 다른 만큼 서로 적대적인 라이벌이었을 듯 싶지만 실.. 2018. 8. 16.
강물은 북쪽으로 흐르는데 나는 남쪽으로 유배길 < 연해주 솔빈강 > 한시, 계절의 노래(79) 상강을 건너며(渡湘江) 당(唐) 두심언(杜審言) / 김영문 選譯評 해 긴 날 동산 숲에서옛 놀던 때 슬퍼하니 올 봄 꽃과 새는변방 시름 일으키네 도성에서 남쪽 유배홀로 가련한 사람 되어 상강처럼 북쪽으로흘러가지 못하네 遲日園林悲昔遊, 今春花鳥作邊愁. 獨憐京國人南竄, 不似湘江水北流. 이 시를 읽고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대표작 「춘망(春望)」이나 「절구 2수(絶句二首)」를 떠올렸다면 이미 한시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다. 두보는 「절구 첫째 수」에서 “해 긴 날 강산은 아름다워라(遲日江山麗)”라 읊었고, 「절구 둘째 수」에서 “올 봄도 어느덧 또 지나가나니(今春看又過)”라고 읊었다. 두 구절이 이 시를 의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둘째 .. 2018. 6. 17.
연잎을 헤집는 물오리 한시, 계절의 노래(73) 절구, 감흥이 일어 끄적이다. 아홉 수(絕句漫興九首) 중 일곱째 당 두보 / 김영문 選譯評 버들 솜 길에 뿌려하얀 융단 깔아놓고 시내 연잎 동글동글푸른 동전 겹쳐놨네 죽순 뿌리에 꿩 병아리보는 이 하나 없고 모래톱 위 오리 새끼엄마 곁에 잠들었네 糝徑楊花鋪白氈, 點溪荷葉疊靑錢. 筍根雉子無人見, 沙上鳧雛傍母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두보의 대표작들은 실은 내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 시를 읽고 뜨거운 그 무엇이 치밀어 올라 한동안 목이 메었다. 두보는 천하가 아직 안록산(安祿山)의 난으로 도탄에 빠져 있을 때 이 시를 썼다. 전란 속 성도(成都) 초당의 작은 평화는 얼마나 소중했을까? 버들 솜처럼 떠돌던 생명의 기(氣)는 동글동글 연잎으로 모이고, 다시 더욱 단단하게 .. 2018. 6. 11.
외진 모래톱에서 춤추는 고니 한시, 계절의 노래(55) 절구 여섯 수(絕句六首) 중 첫째 당(唐) 두보 / 김영문 選譯評 태양은 사립 동쪽강에서 뜨고 구름은 집 북쪽뻘에서 이네 대나무 높이 자라비취새 울고 모래톱 외지니고니 춤추네 日出籬東水, 雲生舍北泥. 竹高鳴翡翠, 沙僻舞鵾雞. 한시에서 시인의 주관적인 감정을 자연 속 사물에 의탁하는 방법을 흥(興)이라고 한다. 자연을 통해 마음 속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이다. 『시경』에 수록한 시에서 매우 빈번하게 쓰이기 시작한 수법이다. 그것은 은유일 수도 있고 상징일 수도 있지만 독자는 시인의 본래 의도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 말하자면 시인의 주관과 독자의 주관이 자연이라는 객체를 매개로 무한한 상상 속에서 만나는 셈이다. 이와는 달리 묘사 대상을 직접 객관적으로 펼쳐서 써내는 방법은 부.. 2018. 6. 3.
귀향을 꿈꾸는 두보 한시, 계절의 노래(23) 절구(絶句) 둘째 수 [당(唐)] 두보(杜甫) / 김영문 選譯評 강물 벽옥빛에새 더욱 희고 산은 푸르러꽃빛 불 타네 올봄도 어느덧또 지나가나니 어느 날 이 몸돌아갈 해일까 江碧鳥愈白, 山靑花欲燃. 今春看又過, 何日是歸年. (2018.05.06.) 벽옥빛 강물 위를 나는 물새는 하얀 색깔이 더욱 돋보이고, 푸른 산에 피어난 진달래는 붉은 빛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런 묘사법을 전문 용어로 ‘친탁(襯托)’이라고 한다. 배경 묘사를 통해 주요 대상의 특성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법이다. 수묵화 기법에도 ‘홍운탁월법(烘雲托月法)’이 있다. 달을 그릴 때 배경이 되는 구름을 그려서 달의 형상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여기에서 더 발전한 ‘반친(反襯)’ 기법은 반대되는 배경을 그려서 묘사 대상을.. 2018. 5. 6.
햇볕 머금은 백사장엔 원앙이 졸고 한시, 계절의 노래(22) 절구(絶句) 첫째 수 [당(唐)] 두보(杜甫) / 김영문 選譯評 해 긴 날강산은 아름다워라 봄바람에화초가 향기롭다 진흙 녹으니제비 날고 백사장 따뜻해원앙이 존다 遲日江山麗, 春風花草香. 泥融飛燕子, 砂暖睡鴛鴦. (2018.05.05) 우리가 잘 아는 문장 작법 중에 ‘두괄식’이란 방법이 있다. 전체 글의 핵심을 맨 앞에 제시한 후 그것을 천천히 풀어나가는 방법이다. ‘두괄식’이란 용어를 시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이 두보의 시도 전형적인 ‘두괄식’에 해당한다. 물론 형식은 기구(起句: 첫째 구)와 승구(承句: 둘째 구), 전구(轉句: 셋째 구)와 결구(結句: 넷째 구)가 대구를 이루고 있지만 내용은 기구 즉 첫째 구가 시의 모든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시를 번역할 때.. 2018. 5. 5.
전쟁은 영웅을 부르는 법 당시(唐詩)의 거성(巨聖) 두보(杜甫)가 복수 혹은 부수(復愁)라는 제목 아래 지은 12수 연작 오언절구(五言絶句)가 있으니, 이 제목은 '다시금 근심하며'라는 정도를 의미한다. 개중 제6수가 다음이라, 胡虜何曾盛 干戈不肯休 閭閻聽小子 談笑覓封侯 이를 근자에에 강민호가 역주해 선보인 《두보 오칠언절구(杜甫五七言絶句)》(문학과지성사, 2018, 58쪽)에서는 아래와 같이 옮겼으니, 오랑캐 어찌 일찍이 흥성했던가그런데도 전쟁을 그치려 하지 않네 마을 젊은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웃으며 공을 세워 벼슬하겠다고 하네 한데, 내가 아무리 봐도 문맥이 통하지 않는 데가 있으니, 특히나 1~2구가 그러하다. 그러다가 이 시를 구글로 검색하니 다음과 같은 Geoff Waters라는 사람의 영역을 접했다. More Po.. 2018. 4. 14.